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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역사: 필리핀을 스페인의 식민지로 만든 정복자,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 세부 산페드로 요새에 있는 레가스피 총독의 동상을 보면 그가 상당히 나이가 많아 보임을 알 수 있다. 실제 그가 세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환갑을 지난 나이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마닐라에서 사망했다.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1502년~1572년) 조선의 연산군이 아직 20대 청년이던 1502년의 일이다. 에스파냐(영어식 국명은 스페인)의 바스크 지방에 살던 돈 후안 마르티네스 데 레가스피의 집안에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Miguel Lopez de Legazpi)란 이름의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부유한 귀족 집안의 귀한 막내아들이었지만, 당시는 아버지의 작위와 재산이 모두 맏형에게 상속되던 시기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레가스피는 고향을 떠나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누에바 에스.. 2024. 2. 28.
필리핀 역사: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도착한 곳은 세부가 아닌 호몬혼섬 1519년 9월 20일, 에스파냐의 카를로스 1세(카를 5세) 왕의 후원으로 향신료를 찾아 에스파냐(영어식 국명은 스페인)를 떠난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모두 건너 54,000km를 항해한 뒤 1521년 3월 중순이 되어서야 필리핀에 도착했다. 세부 시티의 산토니뇨 대성당 옆에 있는 '마젤란의 십자가(Magellan's Cross)'가 관광지로 워낙 유명하여서 마젤란하면 세부(Cebu)부터 떠오르지만, 실상 마젤란이 필리핀 도착 후 처음 상륙한 곳은 세부가 아니다. 필리핀 중부 비사야 지방 서쪽에 있는 동사마르주(Province of Eastern Samar)의 호몬혼섬이다. 호몬혼섬(Homonhon Island) - 주소: Guiuan, Eastern Samar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 2024. 2. 28.
필리핀 역사: 정말 마젤란이나 레가스피가 필리핀의 국명을 지었을까? 필리핀의 국명이 에스파냐(영어식 국명은 스페인)의 국왕이었던 펠리페 2세(Felipe II)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펠리페 2세의 이름을 따서 펠리피나스(Felipinas)라고 부른 것이 오늘날 필리핀(Philippines)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가끔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이나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Miguel Lopez de Legazpi)가 '필리핀'이란 이름을 지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보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펠리페 2세는 1527년 태어나서 1598년에 사망했다. 마젤란이 필리핀에 도착한 것은 1521년으로 펠리페 2세가 태어나기 전이다. 그렇다면 마젤란은 필리핀을 뭐라고 불렀을까? 3년 가까운.. 2024. 2. 28.
필리핀 역사: 펠리페 2세와 스페인 식민지 시대(1571년~1898년)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 1480년~1521년)이 위대한 탐험가인지 아니면 침략자인지의 문제는 뒤로 하고, 그가 항해했었다는 경로를 보면 실로 대단하다. 당시 에스파냐(스페인)의 왕이었던 카를로스 1세(카를 5세)의 후원으로 270여 명의 선원과 함께 5척의 배를 끌고 1519년 스페인에서 출발한 마젤란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모두 건너 54,000km를 항해한 뒤 1521년 3월이 되어서야 필리핀에 도착했다. 하지만 마젤란이 필리핀에 머물 수 있었던 날을 계산해 보면 고작 2달도 되지 않는다. 1521년 4월 27일, 마젤란은 막탄섬을 통치하던 라푸라푸(Lapu-Lapu)와 벌였던 막탄전투(Battle of Mactan)에서 4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후 스페인에서는 원정대를.. 2024. 2. 28.
[마닐라 산책] 폭탄 미용실과 'M는okja'라는 이름의 한국마트 마닐라의 파식강을 지나는 다리 중 하나인 안토니오 루나 다리(Antonio Luna Memorial Bridge)에 도착하기 전에 졸리비를 지나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국마트를 하나 볼 수 있다. 한국인을 상대로 다양한 식재료를 파는 대형 한인슈퍼가 아니라 필리핀인을 대상으로 주로 라면과 과자, 아이스크림 따위를 파는 작은 규모의 코리안 마트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필리핀에서 한국 드라마가 그야말로 대히트를 쳤고, 그 뒤 이런 컨셉의 한국마트가 마닐라에 우후죽순 많이 생겼는데 듣자 하니 큰돈은 못 벌어도 생활비 정도는 번다고 한다. 마닐라 여기저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라서 가게 자체는 특별한 점이 없었지만 유독 이 한국마트가 내 시선을 끈 것은 간판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 한국마트는 한글인 듯.. 2024. 2. 27.
[마닐라 생활] 필리핀 세차장 직원은 자동차를 세차하면 얼마를 받을까? "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어디 묘지까지 가서 일해?" "아냐, 우리는 여기 세차장에서만 일하지 묘지에서는 일하지 않아" 세차장 한쪽 구석에 붙어 있던 근무시간표를 아무리 보아도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정비소까지 겸한 규모가 제법 큰 주차장이라서 직원이 많다는 것도 알겠고, 가게를 24시간 운영한다는 말이 참말인 것도 알겠는데 근무표에 적힌 그레이브 야드(grave yard)라는 단어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혹 내가 알고 있는 묘지라는 뜻 외에 다른 뜻이 있는지 핸드폰을 꺼내 구글 사전을 검색해 봤지만 특별히 다른 뜻은 보이지 않는다. 혼자서는 답을 알아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옆에서 잠깐 쉬고 있던 직원에게 가서 그레이브 야드에 일한다는 것이 대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내 질문을 언뜻 이해.. 2024. 2. 27.
[필리핀 지도] 외교부에서 여행경보를 하향 조정한 아볼란, 나라, 케손 지역은 팔라완주 어디에 있을까? 지난 2024년 2월 23일, 외교부에서는 필리핀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하향 조정했다. 대상 지역은 팔라완 주(Province of Palawan)에서도 아볼란, 나라, 케손 세 지역이다. 외교부 안내에 따르면, 이 지역은 아래 사항을 감안하여 기존 3단계(출국권고)에서 2단계(여행자제)로 하향 조정되었다고 한다. △ 필리핀 정부가 팔라완주를 반군 없는 평화지역으로 선포(2023.9.1.)한 점 △ 최근 수년간 특별한 테러 등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점 △ 현지 동포사회의 요청 및 주필리핀대사관 평가 △ 여타 주요국 여행경보단계(대부분 2단계) 그런데 대체 아볼란, 나라, 케손은 어디에 있을까? ‘필리핀 최후의 미개척지’라고 불리는 팔라완 주(Province of Palawan)는 그 크기가 제주도.. 2024. 2. 26.
[마닐라 산책] 들꽃 같은 산타아나 성당(Santa Ana Church)까지 가는 일이란 날씨는 더운 데다가 골목이 좁고, 치안도 애매하여서 마닐라의 거리를 걷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천천히 걸을 때만 얻는 즐거움이 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평범한 좁은 골목길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흡사 키 작은 들꽃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차를 타고 다닐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좀 더 가까이 보게 된다. 대체로 별다른 목적지도 없이 기꺼이 여기저기를 걸어 다니지만, 가끔은 어딘가 목적지를 정하고 걷기도 한다. 오늘 내 목적지는 타귁시티에 있는 산타아나 성당. 타귁시청 너머 타귁강 강가에 있는 오래된 가톨릭교회이다. 이 성당은 마이너 바실리카 어쩌고 하는 소성전과 세인트 앤 대교구 성지(Minor Basilica & Archdioces.. 2024. 2. 20.
[필리핀 가톨릭 역사] 마닐라의 비논도 성당과 필리핀 최초의 성인 로렌조 루이스 Plaza Lorenzo Ruiz "그럼 이번에는 비논도 성당에 가보실까요?" 여행가이드와 함께 마닐라의 차이나타운에 가면 가이드가 꼭 데리고 가는 장소가 있다. 필리핀관광부에서도 마닐라 여행 중 꼭 가봐야 하는 곳 중 하나로 손꼽는 명소인데 바로 비논도 성당이다. 이 성당의 정식 이름은 '마이너 바실리카 앤 내셔널 쉬라인 오브 산 로렌조 루이스(Minor Basilica and National Shrine of San Lorenzo Ruiz)'이지만, 이름이 너무 길어서 보통 비논도 성당이라고 불린다. 이름 그대로 비논도 지역에 있는데, 차이나타운 투어를 하고 싶다면 이 성당을 중심으로 움직이면 된다. 그러니까 성당 왼쪽으로 가면 럭키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한 쇼핑 지역으로 갈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2024. 2. 20.
필리핀 우편번호를 검색하는 방법: 필포스트(필리핀 우체국) 웹사이트 이용하기 필리핀의 우편번호는 행정구역에 따라 네 자리 숫자로 구성되어 있다. 필리핀 우편번호를 알고자 한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검색하면 된다. ① 필리핀의 우체국 웹사이트 이용 필리핀의 우체국인 필포스트(PHLPost) 웹사이트의 우편번호 검색(ZIP CODE FINDER) 페이지를 통해 우편번호 조회가 가능하다. 단 이 방법은 주소지의 행정구역을 명확히 알고 있을 때에만 이용할 수 있다. - 바로 가기: https://phlpost.gov.ph/zip-code-locator/ ② 구글에서 검색: '지역명+ ZIP CODE'로 검색 ③ 구글맵에서 주소지 확인 구글에서 주소를 검색하면 뒤쪽 부분에 4자리 숫자가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우편번호이다. 주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의 주소를 예로 들면 1634가 .. 2024. 2. 19.
필리핀 은퇴청 주소 및 전화번호 - 마닐라 마카티 본청 및 클락, 바기오, 세부, 다바오 사무실 필리핀의 관공서는 대부분 다 그렇지만, 필리핀 은퇴비자(SRRV) 연장을 위해 은퇴청(PRA)을 방문하려고 한다면 최대한 오전 이른 시간에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필리핀 은퇴청 사무실은 평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는 업무를 보지 않는다. 필리핀 은퇴청 본청(PRA Main Office) - 주소: 29/F BDO Towers Valero (formerly Citibank Tower) Paseo de Roxas, Makati City 1226 Metro Manila, Philippines - 위치: 마닐라 마카티,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 근처 - 전화번호: 02-8848 1412 to 14, 02- 8247 1679, 02- 8247 .. 2024. 2. 19.
[필리핀 마닐라 생활] 현재 대기자 70명, 메랄코에서 대기번호표를 받는 일이란 필리핀 마닐라에서 생활하면서 보기 드물게 흡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을 만났다. 왜 저렇게(혹은 왜 저 따위로) 업무를 처리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일을 참 잘한다고 감탄하는 일은 1년에 1~2번 있으면 많은 일이다. 그러니까 이런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메랄코 전기요금 계약자 명의변경을 하고 싶어서 메랄코 타귁 비즈니스 센터 사무실에 갔다가 대기 번호표만 받고 깜짝 놀라서 도망치듯 나오고 말았다. 내 앞에 39명의 고객이 기다리고 있어서 대략 65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친절한 가드 아저씨 덕분에 다행히 의자 하나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1시간을 앉아 있기에는 굉장히 불편한 플라스틱 의자이다. 전날 새로 로드 충전을 해서 스마트 데이터도 가득한데 어째서인지 인.. 2024. 2. 18.
[필리핀 마닐라 생활] 메랄코 전기요금 계약자 명의변경 신청 방법 콘도 구매나 개명 등의 이유로 메랄코(Meralco) 전기요금 고지서에 기재된 이름을 바꾸고 싶다면 메랄코 비즈니스 센터에 방문하여 관련 사실을 알리고 전기 사용 계약자 이름 변경 요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전기요금 보증금을 내고 계약자 이름 변경을 신청한다고 하여 바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변경 신청 후 메랄코에서 거주지에 방문하여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메랄코 직원이 주소지를 방문하여 확인한다고 해서 집에서 메랄코 직원을 기다렸다가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고, 콘도라면 콘도 관리실을 통해 고객정보 및 계량기 등을 확인하게 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이 확인 과정 때문에 명의변경 신청까지 대략 1주일 정도 소요된다. 또한 전기요금 고지서에 변경된 이름이 반영되기까지 2~3달이 걸린다.. 2024. 2. 18.
[필리핀 마닐라 생활] 메랄코 전기요금을 몇 개월 미납하면 전기 공급이 중단(단전)이 되나요? 모르긴 몰라도 필리핀에 온라인 요금 납부 방식이 도입되면서 가장 기뻐했던 회사 중 하나는 바로 메랄코(Meralco)일 것이다. 메랄코 사무실까지 가는 것이 어려워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한다는 식의 변명은 듣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 메랄코에서는 전기요금 자동 이체를 권장하면서 지캐시나 페이마야 등 각종 다양한 방법으로 요금을 내도록 하고 있지만, 요금을 내지 못하는 고객은 언제나 가득하다. 메랄코에서는 분할 결제 방식도 가능하니 일단 일부라도 내라고 홍보하지만,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일일 최저임금은 일일 610페소이다. 전기요금은 쓰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마닐라의 전기요금은 생활 소득에 비해 굉장히 비싼 편이다. 작은 콘도에서 살아도 에어컨을 좀 쓰면 5천 페소가 훌쩍 넘기 십상이니, 하루 만 원.. 2024. 2. 18.
[마닐라 생활] 필리핀의 한전, 메랄코(Meralco) 전기회사 이야기 메트로 마닐라의 유일무이한 전력공급 회사인 마닐라전력(메랄코)은 그 역사가 무려 스페인 식민지 시절로 올라간다. 메트로 마닐라 지역을 비롯하여 카비테, 라구나, 불라칸 등 마닐라 근교까지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 이 회사는 안드레스 보니파시오가 카피테의 분티스산 어딘가에서 처형당하고, 필리핀-미국 전쟁에서도 져서 혼란에 휩싸였을 1903년에 세워졌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1571년~1898년) 말이었던 1891년에 세워져서 1895년에 마닐라에 처음으로 가로등이라는 것을 도입했던 라 일렉트니스타(La Electricista)라는 회사가 메랄코의 전신인데, 그때 당시에도 마닐라에 전기를 공급한 최초이자 유일한 회사였다고 한다. 미국 식민지 시대(1898년~1946년) 초반이었던 1903년 세워진 메랄코는 19.. 2024. 2. 18.
[마닐라 생활] 아마존에서 구매한 해외직구 용품에 대한 필리핀 BOC의 세금 계산 방법 11,400페소짜리 옷을 사셨으니, 4,718페소를 내세요! K처럼 마닐라에서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아마존에서 뭔가 세일을 한다고 하여 무조건 구매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마존에서 147유로에 판매하는 옷을 하나 사면서 DHL 배송료로 43유로나 내도 물건이 집으로 배송되지 않고 필포스트(PHLPost) 우체국을 방문하여 찾아가라는 안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액만 적당히 맞추면 별다른 문제 없이 집으로 배송을 해주는 아이허브와 다르게 아마존에서 쇼핑한 물건은 DHL 서비스를 선택하여도 우체국 배송으로 분류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옷이 상하는 음식도 아니고 배송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야 상관없다고 해도 필포스트 우체국으로 방문하여 물건을 찾으라는 것은 필리핀 BOC(Bureau of C.. 2024. 2. 16.
[마닐라 생활] 필포스트 우체국에서 필리핀 LTO의 운전면허증 수령하기 "그렇다면 언제 제가 플라스틱으로 된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나중에 발급되면 우체국을 통해 보낼 터이니 기다려요!" 필리핀 교통국(LTO) 직원은 종이로 된 운전면허증을 내게 주면서 필포스트(PHLPost) 우체국을 통해 운전면허증이 전달될 것이라고 알려왔다. 운전면허증을 만들기 위한 플라스틱 카드의 공급부족으로 당장은 발급이 안 되지만, 나중에 플라스틱이 생기면 만들어서 집으로 보내주겠다는 뭐 그런 이야기이다. 이미 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읽었던 터라 무슨 이야기인지 더 물을 것도 없었다. 이럴 때는 운전면허증의 흐릿한 흑백 복사본 종이가 훼손되지 않도록 비닐 폴더에 넣어 잘 보관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콘도 관리비나 수도세, 전기요금 모두 온라인 납부가 가능한 세상에 살.. 2024. 2. 16.
[마닐라 생활] 이발사 지미가 생각하는 타갈로그어 꼰띠랑(Konti lang)의 의미 그와 나는 꼰띠랑(konti lang)라는 말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애절한 목소리로 "꼰띠랑(조금만)"을 세 번이나 외치고 자리에 앉았건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는 동안 그의 손에서 내 왼쪽 머리카락이 뭉텅 잘려 나갔다. 인생의 많은 것들이 그렇지만, 머리카락도 한번 짧아지면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나는 해결할 방법이 없는 일에는 화를 내기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 하는 편이었다. 나는 그와 내가 '조금'이란 단어에 대하여 얼마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통감하면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오른쪽도 뭉텅 잘려 나가길 기다렸다. 오늘 내가 만난 이발사 아저씨의 이름은 지미였다. 바리깡이며 가위 등의 장비는 투박하지만 이발기를 다루는 손놀림이 좋은 것이 꽤 오래 이발사.. 2024.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