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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일요일 오전의 작은 재미, 마카티 레가스피 선데이마켓

by 필인러브 2017.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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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어때요?"
"완전 시원하고 맛있어요! 최고예요!"

딸기와 블랙베리, 두 가지 맛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블랙베리 맛을 골랐는데 다행히 성공이었다. 차갑고도 달달한 Maeloc ciders 과실주는 입에 착 감기는 맛이었으니, 최고라고 한 대답은 정말 진심이었다. 어쨌든 대화를 시작한 김에 Maeloc ciders를 파는 긴 수염의 아저씨에게 혹시 병에 그려진 캐릭터 그림의 모델이 본인이시냐고 여쭈었다. 아저씨는 껄껄 웃으면서 아니라고 알려주시더니, 딸기맛을 시음하게 해주셨다. 이렇게 실내 공간이 아닌 야외 공간에 열리는 시장은 분명 마트와 다른 색다른 재미가 있지만, 세상사 모든 게 좋을 수 없으니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날씨이다. 가끔은 숨이 턱 막히도록 너무 더워서 시장에 서 있는 것 자체가 힘겹게 느껴진다. 하긴 더운 것은 참을만 하다. 요즘처럼 우기가 돼서 비라도 내리면 시장 구경하기에 여간 번거롭지 않다. 그래도 마카티에 있는 레가스피 선데이마켓이 문을 닫지 않고 오랫동안 꾸준히 열리는 이유는 확실하다. 이곳 시장에는 뭔가 다른 시장과 다른 밝은 분위기가 있다.


먼저 레가스피 선데이마켓이 열리는 마카티 지역 이야기부터 잠깐 하자면, 이곳은 원래 마닐라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상업지구이다. 그래서 상당수의 회사가 문을 닫는 일요일, 특히 오전이면 이 동네 주변은 한적하리만큼 매우 조용해진다. 하지만 단 한 곳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레가스피 액티브 공원(Legazpi Active Park) 옆 주차장 공간이다. 주말이면 텅 비워지기 일쑤인 주차장 공간을 활용하여 선데이마켓이 열리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이 토요일 오후부터 일찌감치 주차장 공간을 치우고 그 자리에 천막을 친 뒤 일요일 오전에 열릴 선데이마켓 준비를 해놓기 때문에 이곳만큼은 주말에 더 붐비는 곳이 된다. 조용한 공원주차장이 일요일 오전 시간만큼은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대며 전혀 다른 공간처럼 바뀌는 것이다. 어쨌든, 레가스피 선데이마켓이 '유럽식 선데이마켓'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카티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꽤 분명하다. 일단 이곳은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밝으면서도 깔끔한 편이다. 그리고 마닐라에 있는 다른 어떤 주말 시장보다 판매 가판대의 수가 다. 판매되는 제품은 이곳 과일이나 채소 등 식재료에서부터 옷, 가방, 수공예 장식품 그리고 화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데, 퀘존 선데이마켓에서 파는 것처럼 조잡한 물건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손님들 상당수가 각국에서 온 외국인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그래서일까,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고급 수공예품 제품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가끔은 일본 게다 신발이나 대나무 자전거가 판매 품목으로 올라오기도 한다. 요컨대 가격은 좀 비싸도 대신 품질이 어느 정도 되거나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제품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소소하게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시장 안에서 가장 많은 판매 공간을 차지한 것은 먹거리이다. 롱가니사와 같은 필리핀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수제 햄버거나 바비큐, 샌드위치, 유기농 우유, 유럽식 곡물 빵과 같은 것을 팔기도 하는데 일요일 오전 브런치로 먹기 좋은 이런저런 음식이 많다. 음식 가격대가 저렴하지는 않지만 아주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고, 무엇보다 종류가 다양하며 대체로 맛도 좋은 편이다. 마카티 지역 동네 주민을 위한 생필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고, 다른 곳에 비해 물건의 가격대가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까지 많이 찾는 이유는 바로 그런 까닭이다.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레가스피 선데이마켓(Legazpi Sunday Market)

■ 시장 오픈 시간 :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30분 정도부터 오후 1~ 2시까지 영업 

                         야외 공간에 열리는 시장이라서 비가 심하게 내리는 우기 때는 시장 자체가 문을 열지 않는다. 

■ 주소 : At Herrera st. cor Legazpi and Salcedo V.A. Rufino St, Legazpi Village, Makati, Metro Manila

■ 위치 :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레가스피 공원 옆 주차장 

■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 MRT 아얄라역에서 내리면 선데이마켓까지 도보로 15분 정도 걸린다. 아니면 부엔디아 쪽에서는 마카티행 지프니를 타고 마카티 메디컬센터 쪽으로 와서 걷는 방법도 있다. 알라방 등에서는 P2P 버스를 타고 그린벨트1에 내려서 걸으면 된다. 




▲ 레가스피 선데이마켓 3분 동영상으로 둘러보기



마카티 레가스피 선데이마켓이 열리는 공원 주차장. 평소에는 이렇게 조용하다




▲  매주 일요일만 되면 이렇게 주차장에 흰 천막이 채워지고, 사람들로 붐비게 된다. 



▲  레가스피 선데이마켓은 보통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에 문을 열었다가 오후 1시 혹은 2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 쇼핑몰처럼 딱 정해진 영업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날씨가 나쁘거나 혹은 손님이 얼마 없으면 좀 더 일찍 파하기도 한다. 




▲  즐거운 시장 구경 





















[필리핀 마닐라] 일요일 오전의 작은 재미, 마카티 레가스피 선데이마켓
- 2017년 7월. 필리핀 마닐라.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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