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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행정구역] 목재 범선과 42,046개의 바랑가이(Barangay)

by 필인러브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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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티 포블라시온(Poblacion) 바랑가이. 포블라시온은 스페인어로 마을을 의미한다. 필리핀에는 Poblacion이란 이름을 쓰는 바랑가이가 1,468개나 있다.

 

- 필리핀 거주사실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어디로 가면 될까요?
- 동네 바랑가이홀(Barangay Hall)로 가보세요!
- 바랑가이홀이 뭔가요?
- 필리핀 동사무소예요! 

필리핀 최소 행정단위를 바랑가이(Barangay)라고 한다. 바랑가이는 지방행정의 최일선 기관으로 바랑가이홀(Barangay Hall)에서는 정부 정책을 실행하고, 바랑가이 내에서 공공질서를 유지하며, 주민들이 행정시책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한국의 동사무소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동(洞)에 해당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그런데 이 바랑가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좀 흥미롭다. 바랑가이라는 오스트로네시아어족(Austronesian-speaking peoples)이 보트를 타고 필리핀으로 이주했을 때 탔던 범선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말레이어로 범선을 발랑아이(Balangay boat)라고 하는데, 이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에서부터 필리핀으로 이주했던 오스트로네시안이 함께 집단을 이루며 모여 살았던 것이 오늘날 바랑가이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발랑아이 전통 목선은 12㎝~19㎝ 크기의 목각을 조합하여 나무로 만들었는데, 장거리 항해를 견딜 수 있도록 Heritiera littoralis라는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필리핀 사람들이 Dungon(looking-glass mangrove)이라고 부르는 이 나무는 단단할뿐더러 바닷물에 대한 저항성(resistance to saltwater)도 강해서 당시 해적도 이 배를 사용했다고 한다. 부투안에서 발견된 범선(Butuan Boat)은 25명 정도 탑승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60~90명이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만들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무역선으로 즐겨 사용되던 커다란 배라고 해도 단체로 배를 타고 필리핀까지 오는 과정이 쉬웠을 리가 없다. 생사가 오가는 항해를 이끌었던 우두머리 다뚜(Datu)의 권한은 막강했고, 배 안에서의 이동 시간과 낯선 땅에서 정착해야 하는 괴로움을 함께 이겨낸 사람들의 관계는 남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배를 타고 필리핀으로 이주했던 초기 정착민들은 낚시에 의존하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바닷가나 강가 주변에서 가족 중심의 부락공동체 생활을 했다고 한다. 해안가에서 생활하는 것은 식수 보급이나 어업활동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상인과의 교역에도 유용했다. 초창기 정착 생활의 험난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는 거주했었던 해안과 강가를 따라 여행을 하며 세력을 넓히기도 했다. 그래서 초창기 바랑가이는 50~100가구가 사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마을이 대부분이었지만, 15~16세기 즈음에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규모의 바랑가이가 존재했다고 전해진다. 1~30가구 정도의 작은 규모의 바랑가이도 있었지만, 수백 혹은 수천 명에 이르는 주민을 거느린 바랑가이도 있었다. 1521년에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필리핀에 도착했을 당시 인구는 약 50만 명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루손섬에는 6천여 명의 사람들이 거주하던 마을도 존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바랑가이는 특정 국가의 지배를 아래에 있던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기 전까지 필리핀은 통일된 중앙정부나 국가가 성립된 적이 없었다. 주변 바랑가이와 혹은 이웃 나라와 상호 교역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바랑가이 캡틴에 의해 운영 관리되는 공동체에 불과했다. 

하지만 바랑가이 캡틴의 권력은 실로 막강했고, 오늘날까지도 바랑가이 캡틴의 지위는 견고하게 유지된다. 해마다 바랑가이 선거철이면 입후보자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총격 사고가 일어날 정도이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선거 기간 중 총기 휴대금지(gun-ban)와 금주령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권을 둘러싼 다툼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  


필리핀 행정구역 - 바랑가이

바랑가이에 대한 흥미로운 상식 

- 바랑가이(Barangay)는 필리핀 최하위의 지방행정구역이다. 최소 행정단위로 한국의 동(洞)에 해당한다. 
- 필리핀 통계청에서는 바랑가이에 대해 "A barangay is the smallest political unit in the country."라고 정의하고 있다. 
- 필리핀 최소 행정단위인 바랑가이는 면적이 아닌 거주자 수 위주로 결정된다. 단,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은 바랑가이 구성의 기준이 다르다. 시(component city)나 구(Municipality) 단위에는 2천 명 이상 인구만 있어도 바랑가이가 구성되지만 메트로 마닐라와 같이 도시화가 된 지역에서는 최소 5천 명 이상 인구가 되어야지 바랑가이가 구성되는 식이다.
- 2021년 현재 필리핀 행정 구역은 17개의 지방(Region), 81개의 주(Provinces), 146개의 시(City), 1,488개의 구(Municipality), 42,046개의 바랑가이(Barangay)로 나뉜다.
- 42,046개의 바랑가이(Barangay) 중 20,518개(48.7%)는 루손섬에 있다. 11,444개는 비사야(Visayas)에, 10,084개는 민다나오(Mindanao)에 있다.
- 필리핀에서 포블라시온(Poblacion) 바랑가이란 이름만 가지고 동네를 찾기란 불가능하다. 필리핀에는 포블라시온이란 이름을 쓰는 바랑가이가 1,468개나 있다.
- Poblacion만큼은 아니지만, San Isidro(358곳), San jose(292곳), San Roque(240곳), San vicente(233곳)이란 바랑가이 이름도 많이 쓰다. 
- 메트로 마닐라에는 1,710개의 바랑가이가 있다. 그중 897개는 마닐라 시티(Manila City)에 있다. 

- 칼로오칸 시티의 176번 바랑가이는 필리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거주민이 사는 바랑가이로 손꼽힌다. 바랑가이 내의 인구가 24만 명에 달한다.  
- 일로일로(Province of Iloilo)에는 1,721개나 되는 바랑가이가 있다. (일로일로 시티 포함) 


바랑가이(Barangay) vs 바리오(Barrio)

가끔 나이가 많은 어르신 중에서 동네를 바리오라고 부르는 분을 보게 된다. 리잘파크를 루네타 파크라고 부르듯 새로 바뀐 이름을 쓰지 않고 옛날에 부르던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하지만 1974년 9월 21일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PRESIDENTIAL DECREE No. 557)을 보면 스페인어인 바리오(Barrio)라는 대신 바랑가이라고 칭하기로 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Pio del Pilar Barangay Hall‎
바랑가이(Barangay)는  "Brgy" 또는 "Bgy"라고 줄여 쓰기도 한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필리핀 통계청 : Barangay
· Official Gazette of the Republic of the Philippines : Presidential Decree No. 557, s. 1974
·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Encyclopædia Britannica) : Barangay
· Official Gazette of the Republic of the Philippines : Presidential Decree No. 557, s. 1974

 



[필리핀 행정구역] 목재 범선과 42,046개의 바랑가이(Barang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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