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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카비테에서 통금조치 어긴 남성, 스쿼트 300번 체벌 뒤 사망

by 필인러브 202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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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카비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요즘, 필리핀 정부에서는 메트로 마닐라(Metro Manila) 지역을 비롯하여 불라칸(Bulacan), 카비테(Cavite), 라구나(Laguna), 리잘(Rizal) 지역에 대하여 NCR-plus 지역이라고 부르며 코로나19 방역 수위 최고 단계인 강화된 지역사회 격리조치(ECQ)를 적용하고 있다. 이 지역 내에서는 식료품 구매 등과 같은 필수적인 외출만 허용하며, 의료․보건 분야 관계자 등을 제외하고 야간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통금(curfew) 시간은 저녁 6시부터 오전 6시까지로 꽤 긴 편이지만, 비교적 잘 지켜지는 편이다. 하지만 통금 규정을 어겨 경찰의 단속에 걸리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위반자에 대한 처벌(penalty)이다. 운이 좋으면 경고만 받고 풀려나기도 하지만, 구금 또는 벌금형에 처하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영상을 시청하게 하기도 하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시키거나 뜀뛰기 운동을 하게 하는 등의 체벌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체벌 과정에서 사망자가 나와 공분을 사고 있다.

 

다렌 페나레돈도(Darren Peñaredondo) 씨의 안타까운 이야기.  
마닐라 남쪽으로 카비테주(Province of Cavite)에 있는 제너럴 트라이아스(City of General Trias)에 살았던 28살 페나레돈도 씨는 지난 1일 저녁 물을 사려고 외출을 했다. 통금시간에 나온 페나레돈도 씨를 본 빌리지 가드(barangay tanod)는 그를 잡아 경찰에게 데리고 갔고, 경찰은 그를 통금 규정 위반으로 체포한 뒤 시청 앞에 있는 말라본 광장(Plaza Malabon)으로 데리고 가서 같은 이유로 붙잡혀온 사람들과 함께 벌을 내렸다. 경찰이 내린 체벌은 스쿼트 동작을 100번 하라는 벌이었다. 스쿼트 100번이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운동일 수도 있지만, 모두 그렇게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날 밤 통금 위반을 이유로 잡혀 온 이들에게 이 체벌은 가혹했다. 다 함께 스쿼트 동작을 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스쿼트를 해야 했고, 결국 페나레돈도 씨는 300번이나 스쿼트 동작을 한 뒤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페나레돈도 씨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아침이 밝아서야 통금을 위반한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귀가했는데, 매우 피곤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가족들은 단순한 근육통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페나레돈도 씨는 허벅지 쪽의 근육통을 호소하면서 온종일 움직이지를 못했는데, 걷지도 못하고 기어 다녔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페나레돈도 씨는 갑자기 발작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다. 심장 박동이 멈춘 것을 주변에서 심폐소생술을 해서 잠시 깨어나기도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그는 그날 밤 10시쯤 세상을 떠났다. 의사의 사망진단서(death certificate)에 적힌 사인은 뇌졸중(stroke).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증상이다. 

 

이 일은 페나레돈도 씨가 사망한 뒤 그의 사촌이 이 사건에 대해 페이스북에 올림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페나레돈도 씨가 바닥에 엎드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영상을 본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일로 경찰은 큰 비난을 받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식의 체벌이 과연 옳은가 하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일은 해당 지역 경찰서장이 야간 통행금지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스쿼트와 같은 물리적 처벌을 강요한 적이 없으며, 단지 재발을 막기 위한 교육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더 큰 비난에 휩싸였다. 이에 안토니오 페레(Antonio Alandy Ferrer) 트라이아스 시장은 이런 식의 처벌은 '고문'이며, 해당 경찰관의 체포 및 고문 혐의에 대해 공정한 조사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처벌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경찰이 어떤 처벌을 받든 허망하게 죽은 이가 다시 살아나지는 않는다. 




필리핀 지도 - 카비테 주(Province of Cavite)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필리핀 마닐라] 3,584명의 야간통행금지 위반자와 인권침해
https://www.philinlove.com/entry/Almost-15K-curfew-violators-apprehended-in-Metro-Manila
· Curfew violator dies after being made to do 300 pumps, cops deny punishment
https://www.gmanetwork.com/news/news/regions/782549/curfew-violator-dies-after-being-made-to-do-300-pumps-cops-deny-punishment/story/
· Quarantine violator dies after being forced to do 300 rounds of exercise – family
https://www.rappler.com/nation/quarantine-violator-cavite-dies-forced-do-rounds-exercise

 


[필리핀 마닐라] 카비테에서 야간통행금지 조치 어긴 남성, 스쿼트 300번 체벌 뒤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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