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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치] 50명만 참석하게 될 두테르테 대통령의 다섯 번째 국정연설(SONA)

by 필인러브 2020.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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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테르테 대통령의 2019년 국정연설. (사진 출처 : VALERIE ESCALERAPRESIDENTIAL PHOTO ) 



매년 7월 네 번째 월요일이 되면 필리핀 신문의 1면을 차지하는 기사가 있다. 바로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SONA)에 대한 기사이다. 이 행사는 케손시티(Quezon City)에 있는 '바타산 팜반사 컴플렉스(Batasang Pambansa Complex)'라고 부르는 국회의사당(Interim National Assembly)에서 오후 4시 정도에 시작된다. 행사의 참석자는 현직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을 비롯하여 그들의 동반자이다. 전직 관료와 원로들, 전 대통령도 참석한다. 필리핀에서는 이 행사를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기에 행사 참석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장을 하고 국회로 모여든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참석자들이 회의장에 입장하는 모습부터 카메라에 담긴다. 회의 참석자들의 잘 차려입고 국회로 모여서 마치 패션쇼 장소라도 되는 듯 누가 무엇을 입었는지부터 화제가 된다. 필리핀 전통의상인 바롱 타갈로그(barong tagalog)는 소재나 디자인에 따라 그 가격이 몇만 원에서부터 몇백만 원까지 다양한데, 필리핀 부유층이 입는 최고급 명품 바롱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면 이날 행사 사진을 보면 된다. 물론 필리핀 사람 모두가 이 행사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국회 밖에서는 대통령 반대 시위가 대규모로 열리기도 한다. 교통 체증도 심해서 국정연설(SONA)을 하는 날은 퀘손 시티에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을 정도이다. 국정연설이 있는 날이면 퀘손 시에서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보안 조치를 이유로 수천 명의 경찰관을 배치하지만 시위대를 완전히 막기란 쉽지 않다. 작년만 해도 시위대가 거대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모형을 만들어 불에 태우는 등의 퍼포먼스를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대통령은 자신의 모습을 한 인형이 불에 타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는다. 대통령은 보통 회의가 시작되기 몇 분 전에야 회의장에 도착한다. 필리핀 국가가 연주될 때 대통령이 회의장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된다. 화려한 의상을 걸친 참석자들은 에어컨이 시원하게 잘 나오는 건물 안에 앉아 더위에 지친 성난 군중을 뒤로하고 온 대통령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몇 시간이고 계속되는 연설이지만, 중간중간 박수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국정연설은 텔레비전은 물론 라디오 등 온갖 미디어를 통해 전국에 방송되고, 다음날 신문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올해는 그 풍경이 사뭇 다르게 될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7월 초부터 말라카냥(Malacañang)에서는 행사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소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니, 결국 행사 참석 인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결정이 난 것 같다. 해리 로케 대통령 대변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예년처럼 소나를 진행할 수 없어서, 참석자 숫자를 50명으로 줄인다고 한다. 국정연설(SONA)에 대해 꼭 어느 장소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어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하더니 결국 인원을 제한하여 진행하기로 한 모양이다. 상원의원 12명과 하원의원 13명, 그리고 행정부 관료 25명 등 50명만 소나에 참석할 수 있는데, 이 숫자에는 상공회의소의 사무국원(chambers' secretariat)이나 경비원 등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로는 8명의 상원의원과 9명의 하원의원만 참석하게 되며, 나머지는 온라인(online teleconferencing)을 통해 국정연설(SONA)을 듣게 된다. 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위해 참석자들은 모두 미리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아야 하며,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도 받아야 한다. 남의 나라 이야기에 참견할 것은 없지만, 봉쇄 조치가 내려진 것이 벌써 넉 달이 넘은 지금 필리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67,456명이 넘은 상태이다. 배고픔을 호소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올해만이라도 화려한 패션쇼가 취소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올해 정기국회는 대통령 연례 국정연설(SONA)에 맞춰 7월 2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 관련 글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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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SONA)에 참석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가족들   (사진 출처 : ALBERT ALCAIN/PRESIDENTIAL PHOTO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Amid pandemic, Duterte to deliver 5th SONA at Batasan on July 27

https://rappler.com/nation/duterte-to-deliver-sona-at-batasang-pambansa-july-27-2020

· ‘No audience for Duterte’s SONA in Batasan’

https://www.philstar.com/headlines/2020/07/17/2028624/no-audience-dutertes-sona-batasan

· What you need to know about SONAs

https://cnnphilippines.com/news/2015/07/23/state-of-the-nation-address-sona-what-you-need-to-know.html



▲ 2019년 국정연설의 모습 (사진 출처 : ALFRED FRIAS/PRESIDENTIAL PHOTO ) 




[필리핀 정치] 50명만 참석하게 될 두테르테 대통령의 다섯 번째 국정연설(S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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