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기술에 대해 대단히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데, 기술이란 머리가 좋을뿐더러 끈기까지 있는 사람만이 갖출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눈썰미만 좋아도 손재주를 익힐 수 있지만, 그런 건 기술이라기보다는 잔재주 가깝다. 진짜 기술을 갖추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니, 아무나 가질 수 없다. 이를테면 중국식 만두 요리인 샤오롱바오만 해도 그렇다. 약간의 밀가루만을 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부드러운 만두피를 만들어 내는지 볼 때마다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마닐라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리트에 있는 딘타이펑에서는 조리실 벽을 커다란 유리로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자신들이 어떻게 샤오롱바오를 만들어 내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나오다가 샤오롱바오 만드는 것을 잠깐 구경하려고 서 있는데 딘타이펑의 직원이 옆으로 오더니 자신이 샤오롱바오 만드는 것에 대해 잠깐 설명을 해줄 수 있다면서 듣고 싶으냐고 물어왔다. 그런 친절함을 거절할 내가 아니라서 얼른 듣고 싶다는 눈빛을 보냈더니, 이 직원, 드디어 자신의 지식을 마음껏 내보일 기회라고 생각하였는지 열심히 만두 만드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더욱 섬세한 작업을 위해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작업을 하는데 청결을 위해 무조건 30분마다 손을 씻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나 촉촉한 맛을 내기 위해 육수를 식혀 젤리처럼 굳힌 뒤에 만두피로 싸서 쪄낸다는 설명은 제법 흥미롭기도 하여서 기꺼이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데, 직원이 만두피 만드는 것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보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아세요? 반죽에서 딱 정해진 양만 떼어내어 만두피를 만들어요."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대체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다. 조리실 안에서 열심히 만두피를 계량하고 있는 직원이야 내 옆에 선 직원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겠지만, 서로 박자를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정해진 그램만 정확히 잘라내어 만두피를 만드는 기술부터 우리 샤오롱바오의 맛의 비결이 시작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작 반죽을 떼어내는 직원은 1g 혹은 2g 되는 반죽을 손에 들고 떼었다가 붙였다가를 반복하고 있으니, 직원의 친절한 설명에 대해 최대한 호응해 주고 싶은데 도무지 호응이 되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안쪽의 직원이 설명에 맞추어 좀 더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마저 들었지만 정해진 그램 수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긴, 처음부터 기술 좋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내년 정도에 오면 엄청난 속도로 한 번에 척 반죽을 떼어내는 모습을 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나는 최대한 이 엇박자를 보지 못한 척한 척하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미식가를 유혹하는 멋진 여행지,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을 꼽으라면 "딘타이펑(Din Tai Fung)"을 빼놓을 수 없다. 작은 대나무 찜통(샤오룽)에 복스럽게 담긴 샤오롱바오 하나만으로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레스토랑에 선정되기도 한 이 유명한 딤섬 전문 레스토랑은 대만 둥먼역 근처에 본점을 두고 있는데 어찌나 인기가 좋은지 오전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는 풍경을 으레 볼 수 있다. 대만 여행객들이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must visit) 목록에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곳답게 식당 문을 열기 전부터 손님 줄이 길기도 하니 주인은 얼마나 기쁠까 싶어 부럽기도 하지만 아무나 그렇게 맛있게 샤오롱바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이 대만의 대표 식당은 본점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그 매장을 급속도로 늘려나갔다. 그리고 무대를 세계로 옮겨 빠르고 확실하게 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딘타이펑은 이미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12개국에 매장을 두고 있는데, 필리핀 마닐라에도 매장을 가지고 있다. SM메가몰에 1호점을 낼 때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더니 지금은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릿, 그리고 마카티 락웰까지 매장을 늘렸다. 세 개의 매장 모두 대단히 인기가 좋은 편인데 서비스가 친절하고, 서빙도 빠르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서 어디를 가도 만족스럽다. 샤오롱바오 딤섬 맛이 대만 본점과 같지는 않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마닐라에 있는 다른 레스토랑과 비교하면 확실히 괜찮은 맛을 보여준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은 늘 손님이 많아서 식사 시간이면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둘이 가서 샤오롱바오 하나에 밥 하나, 국수 하나 정도 시켜도 식사비로 천 페소 남짓 나오니까 필리핀 물가에서는 꽤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매장 가득 손님이 어찌나 많은지, 얇은 만두피 속에 담긴 뜨거운 육즙의 매력이란 가히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 필리핀 딘타이펑 매장 위치
① 마닐라 SM메가몰
- 주소 : Ground Floor, SM Megamall Fashion Hall, Mandaluyong City
- 전화번호 : (02) 997 1935, (02) 997 1936, (02) 997 0931
- 영업시간 : 10AM - 10PM
②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리트
- 주소 : L/G C1 Bonifacio High Street Central, BGC, Taguig City
- 전화번호 : (02) 809 1865
- 영업시간 : 11AM - 11PM
③ 마카티 락웰 파워플랜트 쇼핑몰
- 주소 : R1 Level, Power Plant Mall, Rockwell Center, Makati City
- 전화번호 : (02) 838 2344
- 영업시간 : 11AM - 9PM
④ 마카티 그린벨트 3
- 주소 : Level 2, Greenbelt 3, Ayala Center. Greenbelt, Makati City
- 비고 : 2019년 7월 31일 개점함
■ 가격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를 먹으러 대만에 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국에서보다는 필리핀에서 먹자. 한국에서보다 훨씬 저렴한 돈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포크 샤오롱바오(PORK XIAO LONG BAO)만 봐도 거의 절반 가격이다. 딘타이펑에서 판매하는 요리는 대단히 많지만, 몇 가지만 꼽아 가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Pork Xiao Long Bao - 5개 160페소 / 10개 315페소
· Chicken Xiao Long Bao - 5개 160페소 / 10개 315페소
· Crab Roe and Pork Xiao Long Bao - 5개 285페소 / 10개 565페소
· Steamed Shrimp and Pork Shao Mai - 5개 200 페소 / 10개 395페소
· Vegetarian Mushroom Wontons - 6개 195페소
· Crispy Shrimp and Pork Wontons - 6개 180페소
· Shrimp and Pork Wontons with House Soy Sauce - 6개 185페소
· Shrimp Fried Rice - 220페소
· Fried Noodles with Seafood - 215페소
▲ 세계적으로 유명한 딤섬 레스토랑 체인점답게 매장이 매우 깔끔한 편이다.
▲ 딘타이펑에서는 어느 것을 시켜도 대체로 맛이 괜찮은 편이지만, 밀크티만큼은 예외이다. 요즘 필리핀에 밀크티가 유행이라서 그런지 딘타이펑에서도 신제품으로 밀크티를 출시했는데, 밀크티라기보다는 우유를 넣은 단물에 가깝다. 심지어 펄도 맛이 없어서 상당히 실망스럽다.
[필리핀 마닐라] 샤오롱바오 딤섬 전문 맛집, 딘타이펑(Din Tai Fung) 가격 및 매장 위치
-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 written by Salin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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