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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세부시청에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방법 - C PESO 간편결제서비스

by 필인러브 20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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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필리핀 세부에서 시장(Mayor) 자리를 맡고 있으면 월급을 얼마나 받을까?
가발을 쓴 것 같은 헤어스타일 때문인지 언뜻 보면 꽤 젊어 보이지만, 이미 칠순이 넘은 에드가르도 라벨라(Edgardo Colina Labella) 세부 시장은 원래 변호사 일을 하다가 40대 중반에 정치판에 뛰어든 인물이다. 시의원 활동을 하다가 부시장직에 올랐고, 부시장을 두 번 한 뒤 2019년 6월 세부시티(Cebu City)의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에드가르도 라벨라는 20여 년 전에 엄청난 일을 해낸 대단한 인물이다. 1998년 9월, 마닐라에서 세부로 출발한 페리 보트가 태풍 비키를 만나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388명의 승객 중 150명 만이 살아남았는데, 그 150명 중 한 명이 에드가르도 라벨라였다. 그는 구명조끼 하나만을 가지고도 결국 살아남았다. 사고 발생 36시간 뒤였다. 당시 그는 신문 인터뷰에서 태풍이 한창인데도 불구하고 배가 출항했으며, 배가 전복될 기미가 보이기에 구명조끼를 입고 배에서 뛰어내린 뒤 구조 대원이 오기만을 기다렸노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두 옛이야기다. 지금 그는 세부 시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 활동의 대가로 약 20만 페소(한화 약 465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그런데 여객선 침몰 사고에서도 살아남았던 에드가르도 라벨라 시장에게도 코로나19의 시련은 혹독했다. 휴양지로 유명한 세부 시티의 시장으로써 방역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 중 어느 것이 먼저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국도 그렇지만 필리핀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사의 대부분이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행업이 재개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으나, 자칫 초래될 수 있는 사태 때문에 쉽게 개방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보다는 경제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무엇이 더 올바른지 선뜻 결정짓기는 어렵다. 필리핀관광부(DOT)에서는 해외여행객의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관광객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지역마다 다른 검역규정으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마닐라에서 세부를 가려고 해도 대체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혹은 여행이 가능한지조차 애매한 상황인지라 지역 관광이 부활하기란 어려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제법 부지런히 백신 예방접종을 하는가 하면, 현금 없는 사회 구현을 위해 세부 남부 버스 터미널(CSBT-Cebu South Bus Terminal)에 자동 발권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다시 예전처럼 여행할 수 있을 때를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한다거나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준비를 하는 곳도 많다. 세부와 중부 비사야 지역 내 여행업 관계자를 위한 단체가 있는데, 이 단체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한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필리핀 관광부(DOT)와 협력할 의향이 있음을 표명했다는 뉴스가 들리기도 한다.

최근 세부시청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일 중 하나는 세부시티 지역화폐 발행과 결제시스템 개발이다. 현금 없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C-PESO라는 이름의 가상화폐(디지털 화폐)C-PASS라는 이름의 결제시스템이 합쳐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세부시티는 비사야 지방 최초로 전자화폐를 발행하여 사용하는 지방정부가 된다. 그런데 이 C-PESO니 C-PASS라는 것은 대체 어떻게 사용되는 것일까?


세부시티 지역화페가 전당포의 CASH PADALA(타갈로그어로 송금을 의미)를 대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부시티 지역화페(C PESO)발행

지역화폐는 법정화폐와 다르게 특정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해 특정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의미한다. 지역화폐는 종이 상품권이나 카드형태로 발행하기도 하지만, 세부시청에서 도입하려는 지역화폐는 QR코드를 이용한 모바일형 가상화폐(VC)이다.

가상화폐(VC-Virtual Currency)는 전자적 형태로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 또는 전자화폐를 의미한다. 가상화폐하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과 같은 온라인 지급 결제 수단도 일종의 가상화폐이다. 지폐나 동전과 같은 실물이 있는 화폐가 아니라서 중앙은행이나 정부 기관에서 가상화폐(VC)를 발행하거나 보증하지 않지만, 세부시청에서는 직접 화폐의 발행을 조정하고 감독하며, 모든 거래를 기록하도록 해서 안정적인 코인(STABLE COIN)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디지털 가상화폐에 있어 시세변동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C PESO 발행 및 결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C PASS INC.에 따르면, 변동폭이 커 화폐로 쓰기 어려운 다른 암호화폐와 다르게 C PESO는 환율 변동이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세부시티에서 지역화폐를 자체적으로 발행하여 관리하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내 거래와 소비가 늘어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 필리핀이다. 필리핀 중앙은행(BSP)에서는 성인 70%가 계좌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 필리핀 성인의 계좌 보유 비율은 29%(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 가상화폐 앱(디지털 지갑)을 통해 현금을 가상화폐로 바꾼 뒤 이를 결제나 송금, 환전 등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전당포 송금서비스(CASH PADALA) 대신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 있는 필리핀 해외노동자가 세부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려고 할 때 해외송금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세부시청에서 장차 C PESO를 거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거래소(가상화폐 환전소)를 주요 관광시설과 공항 등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하니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여행을 오면서 환전수단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아직 개발 단계라 수수료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공지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사용 가능한 쉬운 결제 방법과 저렴한 수수료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환전 수단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씨패스(C PASS) 결제시스템 개발

씨패스(C PASS)는 씨페소(C PESO)를 이용한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지캐쉬 비슷한 결제시스템으로 굳이 은행을 찾지 않아도 앱만 깔면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씨패스(C PASS) 결제시스템의 사용처는 다양하다. 일단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물론 편의점이나 식당 등과 같은 오프라인 상점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지프니까지는 좀 어렵겠지만, 버스나 택시 요금을 낼 때 모바일 교통카드로써 이용할 수도 있다. 전기요금이니 수도요금, 콘도 관리비 등과 같은 각종 공과금을 낼 때도 사용될 수 있다. 세부시청에서는 지역화폐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세(business taxes)나 부동산세(real property taxes) 등을 결제할 때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공무원들의 급여를 지급하거나 관급 공사 계약 대금을 결제할 때도 활용될 예정이다. 


에드가르도 라벨라 시장이 C PASS 관련하여 페이스북에 올린 글. C PESO의 가치는 인플레이션이나 통화의 변동과 관계없이 수년 동안 동일한 가치를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하며 전자 지갑에 있는 금액으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보인다. 

C PASS INC.

세부시티에서 가상화폐로 지역화페를 만든다니 대단히 흥미롭지만, 당장 핸드폰을 꺼내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는 없다.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부시티에서는 올해 안에 세부시티 지역화폐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세부 시민들에게 C PESO가 한국의 카카오처럼 사용되려면 아직 한참 기다려야 되겠지만, 세부시티 내에서 성공하면 마닐라와 다바오 등과 같은 대도시로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좀 흥미로운 것은 세부시티에서 발행하겠다는 지역화폐와 결제시스템을 한국인 개발자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2021년 4월 15일 에드가르도 라벨라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된 타당성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MOU(업무협약)를 체결했음을 알렸다. 세부시청과 MOU를 체결한 곳은 C PASS INC.라는 곳으로 대표이사가 한국인이다. 필리핀에서 암호화폐를 법정통화로 거래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로서 필리핀 중앙은행(BSP)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필리핀 중앙은행(BSP)의 배포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관리 가이드라인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길다.  은행 통장 하나 만드는 것에도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곳이 필리핀이라서, 한국의 업체가 필리핀 중앙은행(BSP)의 깐깐한 요구사항을 다 충족하고 정식 라이선스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좀 놀랍다. 참고로 필리핀에서는 지난 2017년 2월 가상화폐에 대한 공식 지침를 마련한 바 있다. 얼마전 2021년 1월 25일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에서 좀 더 까다롭게 가상화폐사업의 규제에 나선 것은 이런 전자화폐가 자금세탁 또는 테러자금지원에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 제도와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절차를 거쳐 운영을 허가해 주고 있다.

 


MOU 체결식. 왼쪽의 아저씨가 에드가르도 라벨라 시장이다. 오른쪽 분은 C PASS INC.의 대표라고 한다.  
등신대를 만든 사람 또는 사진 찍는 분이 에드가르도 라벨라 시장을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문이 생긴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Edgar Labella : https://www.facebook.com/EdgarCLabella/posts/2891227167797322
· Philippine News Agency : Cebu City eyes use of cryptocurrency

· SunStar Cebu : Cebu City eyes use of cryptocurrency
· Cebu Daily News : Cebu City explores feasibility of C Peso cryptocurrency
· INQUIRER : Number of bank accounts of poorest Filipinos has doubled, says BSP 
· The Philippine Star : BSP sets guidelines on 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s
· 필리핀 중앙은행 : Frequently Asked Questions (FAQs) on Virtual Currencies
· Philippine News Agency : Cebu travel operators eye fully-vaccinated tourists as market

왼쪽에 필리핀 전통 옷인 바롱 타갈로그(Barong Tagalog)를 입고 계신 분은 세부 시의원이라고 한다. 


[필리핀 세부] 세부시청에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방법 - C PESO 간편결제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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