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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생활

[마닐라 생활] 타이어 펑크 때우기와 직업의 귀천

by PHILINLOVE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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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고 하지만, 제 일을 하찮게 하는 사람은 상당히 자주 볼 수 있다. 누구나 탐낼 만한 일을 하면서도 대충 일하는 사람도 종종 만난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느냐이니, 무엇이 직업의 귀천을 구분하는지에 대해 가끔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성의는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 내 주변에 하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업무 능력이나 장인정신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불성실한 태도로 함께 일하는 이를 힘들게 할 필요는 없을 터인데 싶지만 잔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그냥 대충 하면 되지요'라는 마음가짐은 누군가의 지적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래서일까, 험한 일이라도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그리고 과연 나는 내 일을 귀한 일로 만들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필리핀에서 세차장만큼이나 쉽게 볼 수 있는 가게 중 하나는 바로 타이어 벌크나이징을 해주는 정비업체이다. 타이어가 펑크 났을 때 고무 씰로 때워주는 것을 벌크나이징 서비스(Vulcanizing Services)라고 하는데 동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값싸다는 이유로 재생 타이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노면 상태마저 나쁘니 날씨가 더워지면 타이어가 펑크나서 길에 서 있는 차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펑크 난 타이어를 고무 패치로 때우는 것이 올바른 수리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타이어에 못이 박혀 구멍이 났다고 해서 매번 비싼 돈을 주고 타이어 교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싼 가격에 간편하게 고칠 수 있으니, 타이어에 구멍이 나면 벌크나이징 업체에 가서 타이어를 땜질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마닐라 타귁시티의 주필리핀한국문화원 근처에서 괜찮은 벌크나이징 정비업체를 찾았다. 타이어 펑크를 때워주는 금액은 250페소. 하도 오랜만에 타이어 수리를 해서 이 금액이 비싼지 혹은 싼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업 내용을 말해주고 영수증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것이 퍽 마음에 든다. 필리핀에는 변변한 장비도 없이 대충 지저분한 물에 타이어를 넣어 구멍을 찾아 때워주는 곳이 많지만, 이곳은 장비도 제법 잘 갖추었다. 무엇보다 일하는 젊은 직원의 태도가 퍽 마음에 든다. 대충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타이어를 살펴 꼼꼼하게 구멍을 때워준다. 자동차 정비업체의 말단 직원으로 일한다는 것이 손끝에 새까만 자국이 지워질 일이 없는 고된 일이겠지만, 이곳의 직원처럼 일하면 고된 일일지언정 천한 일이 아니게 되는 셈이다. 

 

JB Javier Tire Supply and Vulcanizing Shop

 

자동차 정비업체: JB Javier Tire Supply & Vulcanizing Shop

- 주소: 51 Bayani Rd, Afphovhai, Taguig, 1634 Metro Manila
- 위치: 마닐라 타귁시티, 주필리핀한국문화원 근처 

JB Javier Tire Supply and Vulcanizing Shop
고양이가 손님을 먼저 맞는다.
숨은 닭 찾기
가게에 닭이 여럿이다.
고무 패치로 타이어 펑크 때우기
타이어 펑크 때우기
일요일 아침이고 비도 살짝 오는데 손님이 제법 많다.
타이어 펑크를 확인하는 꾸야

 

[마닐라 생활] 타이어 펑크 때우기와 직업의 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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