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루손섬에 지역 봉쇄·격리 조치(Community Quarantine)가 내려지자 필리핀 통상산업부(DTI)에서는 영업분야(Business Operation)에서 지켜져야 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을 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제조, 소매, 서비스 제공 사업장은 건강과 안전 관련 조치 하에 영업 수행하게 되어 있다. 슈퍼마켓이나 은행, 약국 등 생활 필수업종을 제외하고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하면서 인터넷 또는 온라인을 통해 물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당시로써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영업장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가 어려운 업종 중 하나는 바로 미용실과 이발소였다.
집에 머무는 기간이 70일을 넘기면서 대체 언제 머리를 깎을 수 있는가는 좀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언뜻 생각하면 두 달 정도 이발을 하지 못하는 것이 무슨 대수일까 싶지만, 4월에서 5월 사이는 필리핀에서 가장 더운 시기이다. 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남의 이목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해도 당장 생활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 지침에 따르면 ECQ나 MECQ, GCQ 기간에는 미용실이나 이발소 시설의 영업을 허가하지 않는다. MGCQ 단계에서는 영업이 허용되지만, 완전히 자유롭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발소나 미용소는 도서관처럼 온라인으로 대처할 수 없기에 문을 열게는 해주지만, 평소의 절반 규모로 가게를 근무하면서 엄격한 방역 조치를 따라야만 한다. 뭔가 복잡하게 들리지만, 결국 5월 16일부터 5월 31일까지 MECQ 조치가 내려진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사람들은 머리 자르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지난 5월 17일 신문을 장식한 것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IATF-EID) 부회장 Vince Dizon의 색다른 발언이었다. 그는 "머리를 자르고 싶은 남자는 집에서 미용사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바로 아내입니다. (Men who really want to have their hair cut should look to stylists very close to home: their wives."라는 조언을 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발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채로 머리 손질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나, 이발소나 미용실이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경로가 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이야기 등은 모두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내에게 머리를 맡기라는 식의 조언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에서조차 코로나19 확산 후 게임기와 베이킹 용품, 그리고 이발기구, 염색약 등 머리 손질 용품 판매가 증가했다고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이발기구의 구매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미용상의 목적보다도 더 중요한 문제는 미용실이나 이발소에 근무하는 인원이 무려 40만 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생계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만큼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대중의 수요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이 미용실의 영업을 허용할지 여전히 심의 중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미용실이 다시 문을 열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제 라몬 로페즈(Ramon Lopez) 통상산업부(DTI) 장관이 태스크포스(IATF-EID) 책임자인 칼리토 갈베즈 주니어(Carlito Galvez Jr.) 와 만나 파사이에 있는 미용실 시설을 방문했다는 뉴스 때문이다. 화창한 일요일에 통산사업부 장관이 굳이 미용실에 가서 미용사와 고객 간의 접촉을 최소화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장면을 연출할 리가 없다. 통상산업부(DTI) 장관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건강 프로토콜(Protocol)을 시행할 수 있다면 이·미용실의 영업을 계획보다 빨리 재개할 수 있다면서 미용실에 대한 특별 지침을 몇 가지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나온다고 당장 미용실에 달려가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깨닫게 된 바이지만, 필리핀에서는 중요한 일은 대부분 전날 혹은 전전날 밤에 발표된다. 이번 주 금요일 밤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TV에 나와 정부 발표를 따르지 않으면 모두 죽여버릴 것이라면서 대국민 담화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이·미용실 사업장 대응지침
미용실이나 이발소과 같은 업종에서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침을 지켜야할까?
현재 태스크포스에서 거론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지 특별 지침은 아래와 같다. 물론 아래 지침을 모두 지킨다고 해서 마닐라의 미용실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장담은 하기 어렵다. 그러니 방문 전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밀폐된 장소에서 수십 분 동안 밀접 접촉을 하기 때문에 미용실과 이발소가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 여러 명이 같은 시간에 몰리지 않도록 온라인 예약을 통해 고객 수 조절
- 직원은 마스크나 고글 등 보호장비 착용
- 고객과의 접촉을 최소화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최대한 유지
- 고객에 대한 발열 체크
- 매장 내 신발 소독 발판과 소독제를 비치
- 카운터 및 고객 의자 사이 플라스틱 보호막 설치
-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알코올 소독
- 타올이나 가운 등 미용용품을 일회용품으로 사용
- 온라인 사전 결제나 모바일 결제 서비스 도입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Department of Health (Philippines)
· 퀘존시티 가이드라인 - AMENDED MECQ GUIDELINES FOR BUSINESS ESTABLISHMENTS OPERATING WITHIN QUEZON CITY (5.17)
https://quezoncity.gov.ph/images/pdf/MECQ_Guidelines_BPLD.pdf?fbclid=IwAR34Zbv7j-0z9rnjkJNJMXVnfyzFf7QMAcZ-PvsPD0g0LBYeQvY73lN40H8
· MANILA BULLETIN - Barbershops, dine-in services, religious gatherings to make comeback under MGCQ
https://news.mb.com.ph/2020/05/16/barbershops-dine-in-services-religious-gatherings-to-make-comeback-under-mgcq
· Task Force: Let wives cut your hair
https://www.philstar.com/headlines/2020/05/17/2014577/task-force-let-wives-cut-your-hair
· Salons may reopen soon, but health measures must be in place
https://www.rappler.com/business/261895-barbershops-salons-may-reopen-health-measure-must-be-in-place
· 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
[필리핀 마닐라 생활] 통상산업부(DTI)에서는 미용실과 이발소의 영업을 언제 허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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