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리 로케(Harry Roque) 대통령 대변인은 "필리핀의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 능력은 하루 32,000건으로 목표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발표에 대한 필리핀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루손섬에 격리조치가 시작되었던 3월 중순에 나왔으면 크게 환영받았을지도 모르지만, 매일 보건부에서 발표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확한지조차도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코로나19 검사 능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마냥 반가워하기란 쉽지 않다. 필리핀 정부에서 이토록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30일 이후 넉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필리핀 정부에서는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검사 후 어떻게 조치를 하고 있는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말장난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의 이야기만 계속 나오고 있는 형편이니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코로나19에 대해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경고만 해도 그렇다. 지난주 수요일 필리핀 보건부 장관인 프란시스코 두케(FRANCISCO T. DUQUE)는 필리핀이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second wave of coronavirus infections)에 접어들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보건부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해 에두아르도 아뇨(Eduardo Ano) 내무부 장관과 살바도르 메디알데아(Salvador Medialdea) 행정부 장관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첫 번째 유행이 지속하고 있을 뿐이라 현재 상황을 놓고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보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자신의 발언은 대통령의 발표가 아니었으며, 초창기 발생했던 확진 사례를 첫 번째 유행으로 파악하고 했던 발언이라고 변명했지만 적절한 근거 없이 성급한 이야기를 떠벌려서 국민에게 불안감만 심어주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필리핀의 여론조사 기관인 소셜 웨더 스테이션(SWS-Social Weather Stations)에서 어제(5월 2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필리핀 사람 10명 중 9명은 자신 또는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이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다나오 등 다른 지역보다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사람들이 코로나19 증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필리핀 정부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 격리조치를 완화하고 있음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월 24일 현재 필리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4,035명으로 대부분이 메트로 마닐라(9,063명)와 세부시티(1,919명) 지역에 있다고 확인된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 예방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IATF-EID)에서는 오는 6월 1일부터 메트로 마닐라(NCR)에 대한 격리 수준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 주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지켜보고 ① MECQ 유지 ② GCQ로 완화 ③ ECQ로 강화 중 하나로 결정할 것이라고 하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만 봉쇄령을 유지하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 메트로마닐라개발청(MMDA) 청장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트로 마닐라 내 도시(City) 사이의 경계선이 없기 때문에 도시마다 다른 조치를 할 수 없으며, 어떤 조치가 되든 메트로 마닐라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관리 및 통제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하니 메트로 마닐라 지역 전체에 동일한 조치가 취해지길 기대할 뿐이다.
■ 필리핀 SWS, 코로나 19 관련 국민인식조사
- 조사기관 : SWS (Social Weather Stations)
- 조사일시 : 2020년 5월 4일 ~ 5월 10일
- 조사대상 : 전국의 15세 이상 성인남녀 4,010명
① 코로나19 감염 위험 인식
- 응답자의 87%는 자신이나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몰라 걱정한다.
- 응답자의 73%는 코로나19 감염을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 사스나 에볼라 등 과거에 유행했던 다른 질병보다 코로나19를 더 걱정한다.
(감염병에 대한 걱정의 정도)
COVID-19 (2020): 87%
에볼라(2014): 82%
신종 인플루엔자(2009): 82%
조류 독감 (2006): 83%
조류 독감(2004): 80%
사스(2003): 78%
② 영국인이나 미국인보다 필리핀인이 코로나19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한다.
(국가별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의 정도)
필리핀인 : 87% (SWS)
영국인 : 78% (Roy Morgan Research online survey, March 18-20, 2020 and March 28-29, 2020)
호주인 : 75% (Roy Morgan Research online survey, March 18-20, 2020 and March 28-29, 2020)
미국인 : 79% (ABC News/Ipsos Poll on May 13-14, 2020)
③ 코로나19 증상 인식 : 필리핀 인의 94%는 코로나19의 증상을 알고 있다. 알고 있는 증상은 열(87%), 기침(86%). 감기 비슷한 증상(50%), 호흡 곤란 (46%), 목 통증(33 %), 신체 통증(20%), 두통(15%), 설사(11%) 및 지속적인 피로감(2%) 등이다.
- ECQ 지역의 사람 중 96%는 코로나19 증상을 알고 있다.
- GCQ 지역의 사람 중 92%는 코로나19 증상을 알고 있다.
-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98%가 코로나19 증상을 알고 있으며, 78%가 감염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
- 비사야스에서는 96%가 코로나19 증상을 알고 있으며, 67%가 감염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
④ 코로나19 예방
- 필리핀 국민 전체의 77%는 외출 시 항상 마스크를 사용한다.
- 응답자의 68%는 주기적으로 손을 씻는다.
- 응답자의 64%는 사회적 거리두리를 항상 실천한다.
· SWS May 4-10, 2020 Covid-19 Mobile Phone Survey - Sampling Methodology
https://www.sws.org.ph/swsmain/artcldisppage/?artcsyscode=ART-20200524113633
· 87% of Filipinos worry about a family member possibly catching COVID-19 —SWS
· SWS: 87% of Filipinos worry about a family member getting COVID-19
· 87% of Pinoys worry about family member catching Covid-19: SWS
https://www.pna.gov.ph/articles/1103800
· Modified GCQ eyed for Metro Manila –MMDA official
https://news.mb.com.ph/2020/05/25/modified-gcq-eyed-for-metro-manila-mmda-official
· DOH apologizes for confusion over 'second wave' remark
https://www.cnn.ph/news/2020/5/21/doh-apology-second-wave-covid-19-outbreak.html
· Duque backpedals: PH in '1st major wave of sustained community transmission
[필리핀 현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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