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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중교통] 전기차 - 보라카이의 전기 삼륜차, 이트라이크(e-trike) 이야기

by 필인러브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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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cycle

 

2010년 초반의 일이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NEVS(National Electric Vehicle Strategy)라고 부르는 국가 전기 자동차 전략에 따라 지프니(Jeepney)와 트라이시클(Tricycle) 등과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2011년 4월 본격적으로 시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20대의 전기 트라이시클이 마닐라의 만달루용(Mandaluyong) 지역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2년 필리핀 국가경제개발청(NEDA)에서는 트라이시클을 전기 트라이시클(E-Tricycle)로 교체하는 215억 페소 규모의 프로젝트 승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10만 대의 전기 트라이시클을 소유 또는 임대 형태의 계약으로 운전기사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프로젝트 1단계는 2만 대의 전기 트라이시클을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메트로 마닐라, 보라카이, 푸에르토 프린세사, 카바나투안, 다바오에 배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트라이시클을 전기차로 가장 확실하게 바꾼 곳은 파나이섬 최북단에 있는 작은 섬, 보라카이이다. 보라카이를 놓고 "지방정부 주도 아래 최초로 전기차를 도입한 곳"이라는 설명을 많이 보게 되는데, 엄밀히 보면 도입 시기가 최초는 아니었다. 다만 본격적으로 도입을 시도하여 성공한 사례로는 최초가 맞는 듯하다. 그리고 보라카이를 보면 트라이시클을 모두 전기차로 바꾸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된다. 보라카이는 여의도 면적(2.9㎢)의 3.7배 정도 크기밖에 되지 않고, 세계적인 여행지라는 지역적 특성상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쉬웠지만, 그런 곳에서조차 트라이시클을 전기차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니까 길고 험난했던 그 일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 트라이시클(Tricycle): 오토바이를 개조하여 승객을 태울 수 있게 만든 삼륜차. 운전자 뒤로 승객이 앉도록 하는 태국의 툭툭과 다르게 오토바이 옆으로 승객석을 장착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기 삼륜차는 영어는 이트라이시클(E-Tricycle) 또는 이트라이크(E-Trike)로 표기된다.


2011년 12월 20일 보라카이에서는 전기 삼륜차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GerWeiss Motors Corp.)


이트라이크 아일랜드, 보라카이

보라카이는 필리핀 중부 파나이섬 북서부에 있는 작은 섬이다. 행정구역을 따져 보면 서부 비사야 지방(Western Visayas)에서도 아클란 주(Province of Aklan)의 말라이(Municipality of Malay)라는 곳에 있다. 2010년 당시 말라이의 시장이었던 존 얍(John P. Yap)은 보라카이를 '이트라이크 아일랜드(e-trike island)'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게 된다. 당시 보라카이 작은 섬 안에서 운행하던 트라이시클은 537대. 500대가 넘는 트라이시클이 뿜어대는 매연과 소음은 어마어마했으니, 존 얍 시장은 트라이시클을 전기차로 바꾸면 섬의 대기오염 및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2010년 말레이 지방정부는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기존 휘발유 기반의 트라이시클을 모두 이트라이크(e-trike)로 교체하는 '이트라이크 프로그램(E-Trike Program)'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트라이크 프로그램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았다. 실제 보라카이 섬에서 처음으로 전기 트라이시클이 운영된 것은 2011년 후반에서야 가능했다. 2011년 12월 20일, Gerweiss Motors Corporation에서는 보라카이에 10대의 트라이크(전기 삼륜차)를 가지고 와서 시범 운행을 했다. 그리고 이듬해 말레이 지방정부는 Gerweiss Motors Corporation 및 은행과 MOU를 체결하고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뒤 아시아개발은행(ADB)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본격적인 프로그램 시행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트라이시클을 단계적으로 모두 없애 전기차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트라이시클 드라이버들에게 기존에 쓰던 멀쩡한 차를 버리고 전기차를 사야 한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말레이 지방 정부에서는 자금 지원 및 배터리 임대 서비스, 충전소 설치 등을 꾸준히 진행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차로의 교체가 금전적 이득을 가져온다는 점을 BLTMPC(Boracay Land Transport Multi-Purpose Cooperative) 등과 같은 이해당사자들에게 설득했다. 좀 더 싼 가격에 전기 삼륜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배터리 없이 전기 삼륜차를 구매하게 한 뒤 하루 300페소 정도를 내고 배터리를 빌리는 등의 방식도 동원되었다. 하지만 성수기 기준으로 하루 1,000페소~1,500페소 정도를 번다는 삼륜차 드라이버에게 400,000페소를 내면 트라이크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겠는가. 기대보다 시원치 않은 배터리 성능과 충전소의 부족도 문제였다. 그래도 2016년 GMA 뉴스를 보면 보라카이 섬에는 약 140대의 전기 삼륜차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2018년 중반의 뉴스를 보면 보라카이 섬의 전기 트라이시클이 250대에 달한다는 기사가 보인다. 이트라이크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10여 년이 흐른 2023년 지금 보라카이에는 약 500대가 넘는 이트라이크가 운행되고 있다. 


마닐라의 전기 삼륜차(E-Trike)
마닐라의 전기 트라이시클 충전소
필리핀 트라이시클(Tricycle)
필리핀 트라이시클(Tricycle)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MTRO(Malay Municipal Transportation Office)

· BEMAC Electric Transportation Philippines
· Boracay Electric Tricycle Program 
·
 GMA Network: NEDA approves P21.5-B E-trike project

· GMA Network: E-trikes to ply Boracay roads soon(February 4, 2016)
· Rappler Boracay shifts to e-tricycles by August(JUL 26, 2018)
· Rappler : E-trike, modern vehicles for the ‘new’ Boracay(OCT 15, 2018)
· Panay News: Boracay e-trikes seek P5 raise in minimum fare
· Panay News: Boracay e-trike program up for improvement amid complaints
· Panay News: Malay TRO: Report erring Boracay e-trike drivers
·
 Philippine News Agency: More e-trikes to operate on Boracay Island

E-Tri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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