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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파식 시장 비코 소토와 오토바이 트라이시클(Tricycle)

by 필인러브 2020.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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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라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탁월한 정치 수완을 보여주는 기회로 만든 사람은 바로 파식(Pasig) 의 시장 비코 소토(Vico Sotto)이다. 필리핀의 유명 코미디언 빅 소토(Vic Sotto)와 배우 코니 레예스(Coney Reyes) 사이에서 태어난 비코 소토는 파식(파시그)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면서 시장(mayor)에 출마하여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은 터라 비로 소토의 정치 성과에 대해 평가를 하기란 어렵지만, 비코 소토가 다른 어떤 시장보다 서민들 편에 서서 소통하는 정치를 보여주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위기 상황에 대비하여 파식(파시그)로 이사하는 것이 좋겠다는 농담까지 나오게 했다. 사람들 입에서 이런 농담 같은 진담이 나오게 한 사건 중 하나는 바로 트라이시클 문제였다. 지난 3월 필리핀 내무부(DILG)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버스와 택시는 물론 지프니와 트라이시클 등과 같은 대중교통 운행을 금지했다.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는 것이 방역을 위해 바람직한 방안일지 몰라도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칙을 위한 규칙'이기도 했다. 당시 신문에는 간호사가 병원까지 출퇴근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는 기사가 연일 실려야만 했다. 이에 비코 소토는 모든 대중교통의 운행이 중단되면 보건 인력이나 환자가 병원까지 이동할 방법이 없어져서 보건 환경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정부에 교통 제한을 완화해주도록 호소했다. 이 지루한 논쟁의 결론은 "보건 근로자를 위함이라도 예외 규정을 두기란 불가능하다"라는 것이었지만, 비코 소토가 시민들의 편에 서 있음을 보여주기는 충분했다. 비코 소토는 트라이시클 운행을 시작하지 못했지만, 자전거 무료 대여 및 셔틀 서비스 제공에 나섬으로써 파식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필리핀 정부에서 무엇 때문에 단계별 조치를 이렇게 복잡하게 안내하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필리핀 사람들이 수십 장에 달하는 지침서의 문구를 오롯이 이해하였을지는 좀 의문이다. 어쨌든, 메트로 마닐라 지역이 '강화된 지역사회 격리조치(ECQ)'에서 '수정된 ECQ(MECQ)'로 제한조치 단계를 전환한다고 해도 대중교통 이용은 여전히 금지된다. 버스, 기차, MRT, LRT, 택시 등 모두 마찬가지이다. '완화된 지역사회 격리조치(GCQ)' 단계가 되어야만 대중교통의 운행이 허용된다. 하지만 트라이시클만큼은 예외적으로 지방정부(LGU -local government units) 지침에 따라 운행이 허용될 수 있다고 한다. MECQ 단계도 ECQ 와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트라이시클이 거리로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에 대해 필리핀 사람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자칫하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트라이시클의 운행을 반기지 않는 이도 꽤 많이 보이지만, 무엇이 옳은지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트라이시클 운전기사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지 않았을까 싶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무섭지 않을 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집에 가만히 있어서는 생활이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 보조금을 받은 사람도 있겠지만,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처지에 수입이 두 달이나 끊겼으니 그 생활이 어떠했을지는 뻔하다. 


파식(Pasig City) 퀘손시티(Quezon City)에서 트라이시클 운행을 허용한다고 하더니 칼로오칸(Caloocan), 나보타스(Navotas), 발렌수엘라(Valenzuela), 마리키나(Marikina) 에서도 트라이시클 운행을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물론 예전처럼 운행은 불가능하다. 지역마다 운영 세부 규정을 다르게 두고 있기는 하지만, 승차 인원만큼은 모두 동일하게 제한하고 있어서 운전자 외 1명의 승객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파식(Pasig)에서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보호자와 동행하여 탑승할 수 있지만, 환자 이송을 위한 일이라고 해도 예전처럼 여러 명이 우르르 탑승할 수는 없다. 그뿐 아니다. 트라이시클 운행 가능 시간이 정해져 있는 데다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운전기사와 승객이 돈을 주고받느라고 접촉하지 않도록 요금통도 만들어야 한다. 승객과 분리될 수 있도록 운전석과 좌석 사이에 장벽을 설치하고, 차량을 소독하는 것도 트라이시클 운전자에게 의무로 남겨졌다. 파식 시에서는 소독제를 제공할 터이니 소독제 비용은 걱정하지 말고 하루에 2번 이상 차량 소독을 하라고 하지만, 이런 날씨에 차량 소독이 쉽다고 말하기란 힘들다. 이래저래 살아 남기 힘든 시절이다. 


* 트라이시클(Tricycle) : 오토바이를 개조하여 만든 필리핀의 대중교통 수단. 자전거로 된 것은 트라이시카드 또는 페디캅(pedicab)이라고 부른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Tricycle operations in MECQ areas up to LGUs: DOTr
https://www.pna.gov.ph/articles/1102770
· 5 Metro Manila cities allow tricycles
https://www.philstar.com/nation/2020/05/17/2014552/5-metro-manila-cities-allow-tricycles
· DILG warns of charges vs. mayors who defy community quarantine rules
https://cnnphilippines.com/news/2020/3/19/Vico-Sotto-Pasig-City-coronavirus-Luzon-quarantine.html
· Pasig City Public Information Office
https://www.facebook.com/PasigPIO
· Tricycles to return on Pasig City roads starting May 18
https://newsinfo.inquirer.net/1276097/tricycles-to-return-on-pasig-city-roads-starting-may-18



[필리핀 마닐라] 파식 시장 비코 소토와 오토바이 트라이시클(Tricy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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