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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맛집 - 와일드 플로어 카페 앤 베이커리(Wildflour Cafe and Bakery) 24도의 반죽 온도와 200도가 넘는 오븐의 뜨거움을 잘 견딘 빵 반죽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향긋한 빵 냄새가 났다. 길쭉한 지붕 끝으로 따뜻하게 떨어지는 오후 햇살과 같은 냄새였다. 둥근 사기그릇과 반짝이는 포크가 부딪히며 만들어 내는 분주한 소리 사이에서도 시끄럽다는 생각보다는 포근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어미 새가 분주히 움직이는 것처럼 직원이 바삐 움직이더니 이내 내 앞에 멋진 클럽 샌드위치를 놓아주었다. 도톰한 샌드위치 안에 든 채소의 색감이 예뻐서, 그리고 서비스로 가져다준 감자튀김 냄새가 진해서, 혹은 그저 나른한 오후의 시간이 좋아서 "아!"라는 얕은 탄성이 나왔다. 부드럽게 목 안에 감기는 밀크티를 마시며 참 좋은 오후라는 생각을 했다. 마닐라 마카티에서 근사한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 2017. 5. 9.
[필리핀 축제]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시쿠누 아트 페스티벌 (5월 13일)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행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이다. 여행하는 지역에 대해 미리 좀 알고 간다면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물론 남의 나라의 정치와 역사, 경제와 문화 등 모든 것에 대해 정확히 알고 여행을 가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혹은 어떤 연유로 만들어진 지역인지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여행에서 보는 것들이 더욱 흥미로워질 수 있음은 사실이다. 흔히 "필리핀 안의 작은 스페인"이라고 칭하는 마닐라의 인트라무로스(Intramuros) 안의 Baluarte de San Diego 요새만 봐도 그렇다. 인트라무로스에서도 남서쪽에 세워진 이 요새는 그냥 보면 성벽에 불과하지만, 알고 보면 필리핀인의 식민지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된 곳이다. 1500년대 .. 2017. 5. 4.
[필리핀 재래시장] 다구판. 막사이사이 수산시장(Magsaysay Fish Market) 다구판(Dagupan)을 이야기하면서 방우스(Bangus) 생선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 사람들에게 방우스 생선은 단순히 맛있는 생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 사람들은 방우스 양식을 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많다. 방우스 생선을 팔아 쌀을 사고, 옷을 사고,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탄두아이도 사서 마시고, 집도 짓는다. 생선을 잡아서 얼마나 돈이 될까 싶지만, 다구판 사람들은 대규모로 방우스 양식장을 운영한다. 방우스 생선은 필리핀 사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생선인지라 제때에 배달만 잘하면 멋진 돈벌이가 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따로 필요 없다. 농담이 아니라 실제가 그렇다. 다구판 사람들의 소득이나 생활 수준이 필리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에는 방우스가 크게 한몫을 한다. 그.. 2017. 5. 3.
[필리핀 축제] 마닐라에서 열리는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5월 11일~13일) 할아버지. 내가 보고 싶더라도 참아야 돼. 나도 할아버지 보고 싶어도 참는 거야 할아버지요. 나는 집으로 가요. 난 집으로 가니 할아버지는 잘 계셔요. 춥더라도 참고.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대사 中 누군가와 76년 동안 연인으로 살다가 헤어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의 삶을 담담하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국내 독립영화 사상 최다 관객 수인 480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영화를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영화 촬영 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래서 영화가 만들어지고 난 뒤에 할머니가 별세하신 할아버지의 생전의 모습을 보고 싶어 몇 번이나 영화관을 찾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참 슬픈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이.. 2017. 5. 2.
[필리핀 축제] 마닐라 마카티 거리 이벤트(Makati Street Meet) - 4월 30일 이번 주 일요일, 4월 30일에 마카티 주변에 있는데 할 일이 마땅히 없다면 피불고스 한인타운 가기 전에 있는 씨티은행 주변 길을 산책해보자.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Ayala Triangle Gardens)이 있는 마카티의 Paseo de Roxas 길을 중심으로 마카티시에 주최하는 "마카티 거리 이벤트(Makati Street Meet)" 행사가 있을 예정이니 말이다. Make It Makati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보고 예상하건대, 이 행사는 근처에 있는 레가스피 선데이 마켓과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거기에 약간의 음악과 약간의 야외 활동을 조미료로 쳤다고 보면 될까? 거리의 악사(buskers)가 나올 예정이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활동(family activities)으로 닌자 아카데미(N.. 2017. 4. 27.
[필리핀 축제] 리잘파크 환경콘서트(Earth Day Jam 2017) - 4월 28일 이번 주 금요일, 마닐라 리잘파크(Rizal Park)에서 필리핀 최대 규모의 환경콘서트(environmental concert)가 열릴 예정이다.2000년부터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필리핀 비정부기구, Earthday Jam Foundation에서 진행하는 "지구의 날 잼 (Earth Day Jam)"라는 이름의 이 이 환경콘서트는 환경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목적으로 매년 열리는 콘서트. 필리핀의 환경 콘서트 중 가장 오래된 콘서트이자 가장 큰 규모의 콘서트이기도 하다. 올해는 "SAME GROUND" 를 부른 Kitchie Nadal 외 sina Abra, Autotelic, Bras Pas Pas Pas, Brat Pack, Brownman Revival, Chicosci, Gloc9, .. 2017. 4. 26.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오갈 곳을 모르던 심장이 길을 떠났다. 지도도 나침판도 없는 떠남이었다. 그냥 떠난 길 위에서 심장이 만난 것은 오갈 곳이 없다는 것을 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내가 있었다. 아버지가 될 준비가 아직 덜 된 사내였다. 어쩌다 아이를 가지게는 되었지만, 실수에 가까운 일이라서 도망을 가기로 했다. 마침 사내는 군인이라 멀리 떠나기가 쉬웠다. 실수를 잊을 만큼 먼 길을 떠난 사내는 실수를 묻을 만큼 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가 남긴 아이가 채 첫 발걸음을 떼기도 전의 일이었다. 아이는 한 번도 아버지를 궁금해하지 않고 자라나서 다 큰 성인이 된 후에야 아버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당시 그 누구도 자신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았음을 알아내야만 했다. 아이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 2017. 4. 24.
[필리핀 축제] 마카티 리틀도쿄 아사히 맥주 축제! (4월 23일) 필리핀 맥주하면 산미구엘이나 레드호올스가 대표적이지만, 마카티 리틀도쿄(Little Tokyo)에서 일본 음식을 먹고 있다면 일본 맥주인 아사히나 삿포로를 마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그리고 아사히(Asahi) 회사의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가워할 소식이 여기 있다! 오는 4월 23일 일요일에 마카티에서 아사히 슈퍼 드라이 맥주 축제(Asahi Super Dry Beer Festival)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Asahi Super Dry Philippines 에서 여는 이 축제는 마닐라에서도 가장 많은 일식당이 밀집된 리틀도쿄 가든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곳 일식당 요리장이 참치회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을뿐더러 북처럼 생긴 일본 전통 타악기인 타이코 연주(Taiko drumming perfo.. 2017. 4. 20.
티스토리 블로그 자동저장 기능이 안될 때 해결방법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익숙한 것이 편한 것이 사실이다. 또 낯선 도구를 손에 잡았을 때 그것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방금 열심히 쓴 글 하나를 날려버렸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 글을 쓰는 도중에 창이 닫혔는데, 그 어디에서도 쓰고 있던 글을 찾아볼 수 없었다. 티스토리 블로그 걸음마 단계인지라 자신의 무지함에 한탄스럽게 소리를 질러보지만 이미 공중으로 날아간 글이 다시 되돌아올 일이란 만무하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될 뿐이다. 그래서 바로 티스토리 블로그에 글 자동저장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임시저장 기능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대체 나는 왜 임시저장된 글의 목록을 볼 수가 없는 것일까? 티스토리 블로.. 2017.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