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맛집이라서 그런지 레스토랑 안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후자의 이유로 손님이 많은 것이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받아들었다. 직원이 준 메뉴판에는 오만가지 음식 이름이 잔뜩 적혀 있었지만, 메뉴판을 오래 볼 필요는 없었다. 식습관이란 무서워서 언제 어디를 가도 늘 비슷한 것을 주문하게 된다. 중식당이라면 딤섬을 하나 고르고, 요리 하나와 볶음밥을 주문하는 식이다. 식사 인원이 늘어나도 요리 하나가 추가될 뿐 낯선 식당에서 색다른 음식을 주문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처음 가보는 식당이니 직원에게 무엇이 더 맛있는가, 어떻게 주문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묻고 직원의 조언에 따라 sizzling squid를 포기하고 대신 stuffed squid로 주문했다. 그런데 카비테에서 마닐라로 돌아가는 길에 이곳 외에는 마땅히 갈만한 식당이 없을 것 같아서 가게에 들어온 주제에 굉장히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스스로 칭찬을 해야만 했다. 손님이 가득했음에도 서빙도 빠르고, 기대 이상으로 음식 맛이 좋았다. 오전에 지나가다가 보았을 때는 이런 한적한 곳에 있으면 장사가 잘될까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동네에서 유명한 곳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점심을 즐겼다.
누구나 각자 좋아하는 음식 재료가 있기 마련인데, 나에게는 오징어가 그렇다. 어디를 가도, 어느 상황이 와도 오징어가 들어간 것을 주문하면 대체로 만족하면서 식사를 끝내는 편이다. 그러니 이 중식당에서 내가 매우 만족한 것은 딤섬이나 볶음밥, 누들 때문은 물론 아니었다. 딤섬 등의 맛이 나빴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평범한 맛이었다는 의미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마닐라에서만 수백 개의 중식당에서 비슷한 수준의 음식을 요리해줄 터였다. 하지만 오징어 요리 만큼은 좀 특이했다. 진한 초록색의 부추를 속에 채워 넣었는데 재료가 싱싱해서인지 아니면 요리사의 솜씨가 좋아서인지 나중에 다시 생각이 나겠다 싶을 정도로 매우 맛이 좋았다. 아무리 내가 오징어 요리를 사랑해도 카비테까지 오징어 한 마리 먹겠다고 오지는 못하겠지만 집에서라도 한번 요리해 보리라, 나는 오징어와 부추를 사러 시장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필리핀, 카비테 맛집] 호 차이 라이 레스토랑(Ho Chai Lai Restaurant)
■ 영업시간 : 오전 9시 ~ 오후 10시
■ 전화번호 : (02) 985 9876
■ 주소 : 주소: Manila-Cavite Rd, Noveleta, Cavite
■ 위치 : 카비테 주립대학(Cavite State University - Cavite City Campus) 근처
▲ 한적한 길에 있는 레스토랑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이 넓은 편이다.
▲ 오징어 350페소. Stuffed Squid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오징어순대가 된다.
▲ 프라이 누들 300페소.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서빙된 것을 보니 음식량이 엄청 많았다.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해물이 신선하여서 비교적 괜찮은 맛을 보여주었다. 이런 종류의 프라이 누들을 아주 맛있게 먹으려면 마닐라 차이나타운에 가면 된다.
▲ 새우 딤섬 135페소. 이건 그냥 평범 혹은 그 이하의 맛이다. 딱히 맛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 새우 볶음밥 195페소. 새우를 잘게 다녀서 볶음밥 요리를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의외로 새우가 토핑으로 올려져 있었다. 맛은 좋은 편이다.
▲ Ho Chai Lai Restaurant은 문틴루파와 라구나 쪽에도 체인점이 있는 것 같다.
▲ 메뉴판
[필리핀 카비테] 오징어(Stuffed Squid) 맛집, 중식당 Ho Chai Lai Restaurant
- 2019년 6월, 필리핀 마닐라, written by Salin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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