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격이 훌쩍 뛰어오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마카티 SM 슈퍼마켓에 갔다가 무 가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다지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싱싱하지도 않은 무에 208페소(한화 약 5천 원)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으니, 깍두기라도 조금 담글까 하던 생각을 얼른 지울 수밖에 없었다. 루스탄 슈퍼마켓에서 보았다면 프리미엄급 슈퍼마켓이라서 유독 비싸게 파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다양한 신선식품을 적당한 가격에 파는 곳이 마카티 SM 슈퍼마켓이다. 하지만 채소며 과일 모두 가격이 껑충 뛰어올라 있었다. 오래간만에 과일이 좀 먹고 싶어 매대 주변을 두 바퀴나 돌았지만 가격표를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결국 장바구니를 반도 채우지 못하고 계산대에 서서 깔티마 시장의 제주상회에서 페이스북에 채소 가격이 내렸다는 공지문을 올리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최근 필리핀 통계청(PSA)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8월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4.9%로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필리핀 통계청에서는 7월(4%)과 비교하여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오른 이유로 식료품 가격 인상을 꼽았다. 계란이며 우유 가격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채소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이동 제한 조치로 운송이 어려운 것도 한몫했다. 모두 조금씩 가격이 올랐지만, 그중에서도 육류(16.4% 상승)를 비롯하여 채소(15.7% 상승)와 어류(12.4% 상승)의 가격 상승 폭은 실로 엄청나다. 이에 필리핀 정부에서는 농업 생산량을 높이고, 생선의 수입을 허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식품의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필리핀 통계청(PSA) : Summary Inflation Report Consumer Price Index (2012=100): August 2021
[마닐라 생활] 무 가격이 1개 208페소? - SM마카티 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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