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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생활] 필리핀 정부의 스테이 세이프 앱(StaySafe app)과 페이스쉴드

by 필인러브 202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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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그린벨트 쇼핑몰 앞에 놓여진 코로나19 관련 안내문 

 

메이드 인 차이나는 대체로 오래 사용하기는 부적절한 품질을 가지고 있지만, 바이러스만큼은 질기기도 하다.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는 말은 실로 무서운 말이라 작년 3월부터 지금까지 기꺼이 마스크 두 개 겹쳐쓰기를 하고 있지만, 페이스쉴드(플라스틱으로 된 안면보호대)만큼은 착용을 게을리하는 것은 그 효과가 미심쩍기 때문이다. 시야가 깨끗하게 확보되지 못하니 오래 쓰고 있으면 골치가 아프기도 하다. 페이스쉴드를 쓰고 운행이 멈추어진 에스컬레이터의 계단을 내려갈 때면 코로나 예방 효과를 얻기 전에 시력을 잃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페이스쉴드만큼이나 그 효과가 의심스러운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쇼핑몰 등에 들어가기 전에 이용하는 스테이 세이프 앱(StaySafe app)이다. 


처음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꽤 그럴싸하게 여겨졌다. 펜을 들고 출입자 명부를 수기 작성하는 대신 QR코드를 활용한 출입자 관리시스템을 만들어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접촉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겠니 얼마나 근사하단 말인가? 하지만 앱이 출시된지 일 년이 훌쩍 넘은 지금, 이 앱은 대체 왜 사용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지경에 이르렀다. 코로나 발생 직후, 그러니까 2020년 4월에 앱 개발을 시작겠다고 이야기할 때만 해도 해리 로케 대통령 대변인은 기세 좋게 "하나의 통일된 앱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앱 사용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 스테이 세이프 앱(StaySafe app)이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 활용되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체 방문객 출입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스테이 세이프 앱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나쁜 것은 출입자 명부 등록 때문에 쇼핑몰 입구를 잔뜩 붐비게 만들면서도 그 입력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도 방문 지역에 대한 위치 추적을 해서 해당 장소에 알리는 식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 필요한지, 혹은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열심히 방문자 이름만 적어두는 셈이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는 앱의 데이터베이스가 보건부의 데이터베이스와 상호 연결되는 일도 없다. 이런 형편을 뻔히 아는지라 자연히 출입자 관리시스템 등록에 소홀해진다. 쇼핑몰 등에서도 매우 형식적으로 등록을 요구하고, 방문객들도 매우 형식으로 입력하는 시늉을 할 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로서는 개인정보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도 의심스럽다. 

슬픈 것은 이 모든 것이 내 추측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프란시스코 두케 필리핀 보건부 장관이 스테이 세이프 앱에 대해 거의 효과가 없었다(I think it’s very limited, almost no impact.)고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출입자 관리시스템을 통합하여 사용하려고 했지만 지방 정부에서는 여전히 자체 앱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여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관리는 지방정부에 의존하고자 하는 정부에서 대충 만든 앱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스테이 세이프 앱(StaySafe app)
구글설문지 양식을 이용하여 코로나19 증상이 없는지 건강상태확인서를 받는 곳도 많다. 
스테이 세이프 앱(StaySafe app)
Bonifacio High Street - Central Square
QR코드 스캔과 발열검사가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CNN Philippines : Gov't mandates use of StaySafe contact tracing app in local, national level
· INQUIRER : Duque admits ‘StaySafe’ contact tracing app had ‘almost no impact’ 


[마닐라 생활] 필리핀 정부의 스테이 세이프 앱(StaySafe app)과 페이스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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