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니 유튜브와 같은 SNS를 하게 되면 별일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하여 알리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게 된다. 방문객 또는 팔로워를 늘리기 위하여 제목에 경악이나 공포, 충격과 같은 억센 단어를 좀 집어넣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대관절 살면서 그렇게 놀라운 일이 얼마나 자주 있겠는가. 요즘 내게 있어 가장 놀라운 일은 지난 3월 이후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것 하나이다.
마닐라 시티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11월 30일 보니파시오 데이(Bonifacio Day)를 맞이하여 마닐라 시청 앞의 안드레스 보니파시오 벽화(Andres Bonifacio Murals)를 새로 단장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손상된 부분을 보수하고, 색도 깨끗하게 새로 칠했다는 것이다. 마닐라 시청의 페이스북을 운영자야 그저 시에서 하는 일을 알렸을 뿐, 자신의 글에 한국인이 이렇게까지 집중하리라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안드레스 보니파시오를 상당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소식이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19가 무서워서 장보기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주제에 시청 앞으로 달려가지 못하여 안달이 났다. 잠깐 외출하는 것, 그게 대체 뭐라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잠깐 마닐라 시청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언제나 나의 외출을 즐겁게 해주었던 필리핀의 독립 영웅, 안드레스 보니파시오(Andres Bonifacio)가 나를 배신했다. 분명 사람이 많을 터인데 마닐라 시청까지 나가도 괜찮은 것일지 고민한 것이 무색하게 볼 것이 없었다. 페이스북에서는 분명 깨끗하게 꾸며진 모습을 보았는데 다시 또 무슨 공사를 하려는지 사람이 지나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혼잡하기만 했다. 문득 예전에 마카티 시티의 페이스북에서 홍보한 해바라기 공원이 떠올랐다. 사진 찍기 좋은 해바라기 공원이 있다고 하여 열심히 가봤지만, 네모난 화분에 몇 개에 담긴 해바라기가 전부였던 것이다. 마닐라 시티와 마카티 시티의 페북 담당자가 동일인 내지는 친구가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필리핀 마닐라 생활] 안드레스 보니파시오 벽화(+말라떼 요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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