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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음식•맛집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우육면 파는 대만 음식점 - 팻푹키친(Fat Fook Kitchen)

by PHILINLOVE 2020.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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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일요일 오후, 모처럼 무언가 맛있는 것이 먹고 싶었던 나는 마카티에 있는 대만음식점에 가서 우육면을 먹기로 했다. 글로리에타 쇼핑몰에 있는 팻푹키친(Fat Fook Kitchen)에서 우육면을 파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난 것이다. 마카티 그린벨트 쪽에 갈 때마다 들러서 밀크티를 사 먹는 곳이지만 식사를 해본 적은 없으니 밥도 밀크티만큼 괜찮은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만에는 베트남만큼이나 맛집이 많아서 온종일 먹고 싶은 것이 잔뜩이지만, 그중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내 선택은 단연 우육면이 될 터였다. 소고기를 오랫동안 끓여 만드는 대만의 우육탕 그 특유의 맛이란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인가! 내게 우육면은 대만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마닐라에 살면서 우육면을 먹기란 쉽지 않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대만 무비자 정책이 시행된 뒤 대만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우육면을 파는 레스토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대만 시먼딩역 근처에 있는 푸홍뉴러우멘과 같은 맛을 내는 곳은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쁘지 않다' 또는 '꽤 괜찮다'는 정도의 평가를 하고 싶은 곳은 있었지만, '마음에 쏙 든다'는 이야기를 할 만한 곳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푸홍뉴러우멘에서 파는 우육면처럼 매력적인 감칠맛을 내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되지만, 국수 한 그릇 먹으러 대만에 갈 수는 없는 처지라 좀 아쉽다. 이런 면에서 음식의 맛은 영화로 제작된 소설과 비슷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책으로 본 것을 영화로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화 자체만 보았더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는데, 배우가 아무리 열연을 해도 내가 상상 속으로 만들어낸 장면만큼 멋진 장면을 만들지 못하는 느낌이다. 음식 맛도 그렇다. 메뉴판의 사진을 보고 내가 기대했던 맛이 실제로 구현되기란 힘들다. 


하지만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는 편이 좋았겠다고 생각한 것은 팻푹키친(Fat Fook Kitchen)의 우육면 맛 자체가 나빠서는 아니었다. 대만에서 먹던 그 맛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감이란 애초에 없었기 때문인지 음식 맛 자체는 대충 무난하게 여겨졌다. 사이드 메뉴로 시킨 구운 만두도 그만하면 맛이 괜찮은 편이라 나쁘지 않다. 그러니 평소보다 두 배는 빨리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버린 것이 음식 맛 때문은 아니었다. 내 기분을 언짢게 한 것은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모퉁이 테이블에 앉은 아이 하나가 칭얼대고 있기는 했지만, 아이 소리가 그다지 큰 것 같지도 않은데, 가게 안이 매우 시끄러웠다. 손님이 가득하지도 않은데 웅성웅성 어수선한 분위기라서 무언가 인테리어 공사를 잘못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반짝 특가 세일을 하는 쇼핑몰 가운데에서 밥을 먹으면 이런 기분일까, 모든 소음이 내 고막 속으로 파고들어 오는 기분이 드니 식사가 즐거울 리가 없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깨닫게 해주는 저녁이었다.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대만 음식점 - 팻푹키친(Fat Fook Kitchen)

■ 전화번호 : 02 8838 1549

■ 주소 : Second Floor, Glorietta 1, Ayala Center, Glorietta Complex, Makati City

■ 위치 :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글로리에타 쇼핑몰 2층 



 팻푹키친(Fat Fook Kitchen)의 우육면. 가격은 268페소이다. 팻푹(Fat Fook)은 '큰 행운'의 뜻한다고 한다. 



 팬 프라이드 베지 번. 168페소인데, 3개가 나온다. 



▲ 큼지막한 고구마 튀김은 맛이 괜찮은 편이다. 가격은 88페소. 



▲ 손님에게 어떠한 양해도 구하지 않고 식사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가게 홍보를 위한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식당 주인 마음이지만, 왜 몰래 찍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가게도 여간 시끄럽지 않은데, 촬영까지 하고 있으니 마음이 무척 불편했다.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우육면 파는 대만 음식점 - 팻푹키친(Fat Fook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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