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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손님, 코로나 때문에 남은 음식 포장이 셀프서비스가 되었어요 - 루강카페(Lugang Cafe)

by 필인러브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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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계산서 주시고요, 볶음밥 남은 것 좀 포장해주세요."
"손님 코로나 때문에 그런데요, 저희가 포장 용기를 드릴 테니 직접 포장해주시겠어요?" 

개인적으로 필리핀 사람들의 습관 중 좋아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식당에서 남은 음식 포장해가기이다. 다이어트에 목숨 거는 사람도 많지만, 굶는 사람도 많은 세상이다. 음식 앞에 '맛있는'이란 표현보다 '아까운'이란 표현을 더 많이 쓰시던 할머니 손에서 자란 탓인지 아니면, 필리핀에서 배고픈 표정의 아이들을 종종 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멀쩡한 음식 남기는 일을 여전히 죄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을 포장하기란 좀 조심스럽다. 더운 날씨 때문이다. 그래도 필리핀에서는 남은 음식을 포장하기가 자연스럽다. 한국처럼 포장해 가지고 간 음식을 먹고 탈이 날 경우 가게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로 포장을 거부하는 일은 아직 보지 못했다. 남긴 음식의 양이 많든 적든, 비싼 레스토랑이든 저렴한 식당이든 모두 기꺼이 포장하여 건네준다. 고급식당일수록 포장 용기가 단단해질 뿐이다.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는 것이 내게는 꽤 스트레스였다. 특히 여행에 대한 목마름은 강렬하고 고통스러웠다. 쨍쨍 햇살이 내리쬐는 한낮에 생수 한 병 가지지 못하고 거리 위에 서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베트남에 가서 연유가 담뿍 든 아이스커피도 먹고 싶고, 대만에 가서 소고기 덩어리가 가득한 우육면을 먹고 싶기도 했다. 한동안 말레이시아를 거의 매달 갔었던 터라 말레이시아는 그립지 않을 줄 알았건만 말레이시아식 락사 생선국수 생각이 간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오래 생각해보았자 골머리만 아프다. 대만에 가지 못한다고 우육면까지 못 먹는다는 법은 없으니, 우육면이라도 먹겠다고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로 나갔다. 내가 고른 곳은 루강카페(Lugang Cafe). 마닐라의 중산층에게 맛집으로 유명한 이곳은 정통 대만 요리와 광둥요리를 판다는 중식 레스토랑이다. 

일요일 점심시간이었지만 매장 앞은 한산했다. 작년 초, 그러니까 코로나19라는 단어를 알기 전까지만 해도 매장 앞에 사람이 잔뜩 줄을 서 있곤 했는데 루강카페 앞을 차지한 것은 긴 대기 줄이 아니라 냉동 포장된 음식이었다. 새우 하카우(Shrimp Hakaw)가 12개 468페소이면 크게 저렴하지도 않건만, 보온보냉가방까지 파는 것을 보아서 꽤 잘 팔리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오늘 내 목표는 우육면이었으니, 펜을 들고 코로나 증상이 없으며 내 체온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건강확인서 종이를 채워 넣은 뒤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마닐라의 고급 식당까지 좀 변하게 한 모양이다. 손님이 넘쳐나서 최대한 다닥다닥 붙여서 놓아두던 테이블을 띄엄띄엄 재배치한 것이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한 일이겠거니 싶었지만, 매장 벽면에 신메뉴 소개가 아닌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붙여진 것은 어색하기만 했다. 메뉴판에 주문 불가 메뉴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그리고 먹고 남은 볶음밥을 포장해 달라고 했더니 주방으로 음식을 가지고 가서 포장해주는 대신 포장 용기를 가져다주면서 직접 싸서 가야 한다고 안내해준다. 볶음밥을 담을 그릇과 함께 종이 쇼핑백까지 깔끔하게 챙겨다 주는 것이 포장해주기가 귀찮아서가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그렇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도 이런 와중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루강카페의 직원들이었다. 마스크와 페이스쉴드가 얼굴을 가득 차지했지만, 그렇다고 웃음 가득한 친절한 눈동자까지 가려진 것은 아니었다. 예전과 똑같이 유쾌한 태도로 음식을 가져다주고, 요청하지도 않았건만 사진 모델로 나서주기까지 한다. 샤오룽바오 대나무 찜기가 무거울 리도 없건만, 직원이 두 명이나 와서는 사진을 찍으라고 자세를 잡아주고 가는데 밥을 먹기도 전에 웃음부터 났다. 여행을 못 가서 섭섭한 것이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여서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지 못하여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 마닐라] 루강카페(Lugang Cafe SM Mall of Asia)

루강카페(Lugang Cafe)는 보니파시오 SM아우라(SM AURA PREMIER), 마카티 글로리에따(GLORIETTA 2), SM메가몰, 말라떼 로빈슨몰(ROBINSONS PLACE MANILA), 파사이 아얄라몰 마닐라베이(AYALA MALLS MANILA BAY) 등에도 매장을 가지고 있다. 


■ 전화번호 : +63 (8) 821 - 5701 / +(63) 906 2176216
■ 주소 : Level 1, Main Mall, South Arcade, SM Mall of Asia, Pasay City
■ 메뉴판 보기https://bit.ly/3l51erw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 
쇼핑몰에서 손님이 끌기 위해 포토존까지 마련한 눈치이지만, 매우 한적했다.  
루강카페(Lugang Cafe SM Mall of Asia)
식사를 하러 들어가려면 할 일이 많다. 체온을 재고 QR코드 등록을 해야 한다. 핸드폰이 없으면, 건강확인서 종이를 받아서라도 적어야 한다.  
Take Me Home! 
매장 내부 
마닐라에는 중식당이 널렸지만, 루강카페는 다른 곳보다 좀 더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추어 등장한 디지털 메뉴판 
 Aloe Jelly in Honey Lemon. 가격은 118페소
 Pineapple with ShrimpStuffed in Crullers 
안에 새우가 큼지막하게 들어 있어서 맛이 괜찮다. 388페소가 아깝지 않다.
Black Pepper Beef Fried Rice. 고슬고슬 잘 볶았다. 가격은 388페소. 
샤오룽바오(Steamed Pork Xiao Long Bao). 268페소
Spicy Beef and Tendon Noodle Soup 498페소
음식 포장을 부탁하면 이런 포장 용기를 가져다준다. 남은 음식 싸기가 귀찮지는 않지만 코로나19가 끝나서, 직원이 포장해 주는 날이 얼른 왔으면 싶다.  

 

[필리핀 마닐라] 손님, 코로나 때문에 남은 음식 포장이 셀프서비스가 되었어요 - 루강카페(Lugang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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