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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음식•맛집

[필리핀 앙헬레스] 프렌드쉽 코리아타운(한인타운) 맛집 - 단골식당, 서울옥

by PHILINLOVE 2019.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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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나 문화, IT 등에 대한 것은 지식이 없고, 드라마는 보지 않고 있으며, 인테리어나 DIY 쪽은 전혀 소질이 없는 데다가 게임은 테트리스 퍼즐 게임밖에 해본 경험이 없는 내가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그나마 가장 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제는 맛집에 관한 이야기였다. 십 년도 훨씬 전의 이야기지만, 한때는 괜찮은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에 식당에 갈 때마다 사진을 찍고 촌평을 달아 포스팅을 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에 내 주제에 무슨 맛집에 대해 논하냐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고 말았다. 식당에 대한 포스팅이 다른 것에 비해 그나마 쉽게 할만한 주제라고 생각하여 접근하였을 뿐, 음식에 대한 흥미나 표현할 재주 모두 없었던 것이다. 음식의 맛을 정확히 평가할 줄 아는 혀를 가진 것도 아니고, 음식 재료나 음식 문화에 대해 풍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닌 주제에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닐 부지런함까지도 없었으니 괜찮은 맛집 블로거가 되기에는 결격사유가 많기도 했다. 그런데 매우 흥미롭게도 내가 맛집 블로거가 되기를 포기하자마자 블로그를 통한 온라인 마케팅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디 불편한 자리에 가서 화려한 공짜 밥을 먹기보다는 쥐코밥상을 달갑게 받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공짜 밥이 유혹적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5~6년 전에는 네이버에서 파워블로그 마크를 달아도 한 달에 5만 원도 벌기 어려웠다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모르겠다. 내 경우 지금 네이버 블로그 애드포스트로 일 년에 만 원 정도를 번다. ) 


암튼, 블로그 마케팅으로 식당 홍보 효과를 본 사람이 등장했고, 너나 할 것 없이 블로그에 맛집 글을 올리는 일이 유행처럼 되었다. 그런 유행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 사람들은 블로그에 있는 글을 광고성의 글로 치부하기 시작했다. 맛집이라고 올린 글을 보고 식당에 가서 실망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더니, 음식 한번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하여 시간과 정성을 들여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할 세상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블로그에 맛집에 대한 소개 글은 끊이지 않는다.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낯선 곳에 가면 맛집 키워드를 넣어 검색해 보곤 하는데, 어디에 식당이 있으며, 음식 가격대가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의 정보라도 얻을 수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요즘 와서 돌이켜보면 맛집이라는 것은 기준이 너무 모호하고 주관적이라서 블로그 주제로 삼기에 가장 난해한 주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 손님 모두를 만족시키는 맛집이 대체 몇 곳이나 존재할 것이란 말인가. 게다가 음식의 맛이라는 것이 꼭 '맛'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배가 한창 고팠을 때 따끈한 밥 한 공기를 맞이하면 소찬도 진수성찬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맛의 평가는 추억을 동반한다. 그래서 좋은 사람과 좋은 기분으로 머물던 곳이라면 음식까지 맛있었던 것으로 아름답게 채색된다. 그리고 나처럼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선뜻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표현에 주저함이 먼저 생겨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내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있는 법이다. 판데살 빵에 계란후라이만으로 만족하던 나도 가끔은 황후의 찬을 놓고 식사를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필리핀 전국 일주가 목표라서 어지간한 곳은 다 여행을 가봤지만, 필리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한식당이라고 하면 앙헬레스에 있는 '서울옥'이 된다. 앙헬레스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그 어느 식당보다 가장 자주 가본 식당이기도 하다. 타루칸 마을에 다녀오는 날에는 꼭 앙헬레스에 들러 서울옥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으니, 한 달에 한두 번은 가는 셈이다. 그리고 나는 서울옥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요리하시는 분의 솜씨에 대해 감탄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콩나물이니 무, 두부와 같은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 서울옥에서 내주는 것처럼 맛있게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나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귀찮아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는데, 이건 완전히 후자인 셈이다. 고등어 정도야 한국슈퍼에서 사다가 튀겨버리면 되겠지만, 오이를 그렇게 아작하게 무치기는 쉽지 않다. 대체 뭐로 만드는지도 모르겠을 나물 반찬에 이르러서는 그 맛을 낸다는 것은 도무지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엄두도 나지 않는 음식도 적당한 비용만 지불하면 먹을 수 있는 좋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앙헬레스에 갈 때마다 기꺼이 자리를 잡고 앉아 허기진 배를 흐뭇하게 채우곤 한다. 단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서울옥에서 밥을 먹고 나면 식곤증이 심하게 온다는 것이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타루칸 마을에 다녀와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여간 졸음이 몰려오지 않는다. 아무쪼록 서울옥 주인분이 부자가 되어서 가게 한쪽에 낮잠을 잠깐 잘 수 있는 마사지샵 비슷한 것을 만드시면 좋겠지만, 예로부터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채운다"라고 했다. 이런 맛있는 밥을 먹고 낮잠 잘 공간까지 바란다면 욕심이 과하다는 흉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필리핀 앙헬레스 프렌드쉽 한인타운 맛집 - 서울옥(SEOUL OAK Restaurant) 


앙헬레스의 맛집 이야기를 하면서 서울옥을 빼놓기 어렵다. 매일 밑반찬이 조금씩 바뀌는데, 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게 나와서 필리핀에서 한국에서 먹던 스타일로 반찬을 가득 늘어놓은 밥을 먹고 싶다면 들려봐도 좋겠다. 시그니처 메뉴인 대나무통 쌈밥정식을 비롯하여 불고기, 콩비지, 순두부, 김치찌개, 청국장, 비빔밥, 김치알밥, 생선구이, 제육볶음, 삼겹살, 해물찜 등등 서울옥에서 파는 메뉴 대부분을 먹어보았지만,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 전화번호 : 0927-977-1000

■ 주소 : Don Juico Ave, Angeles, Pampanga 

■ 위치 : 필리핀 앙헬레스 프렌드쉽 한인타운 

- 서울옥은 프랜드쉽 게이트 중심 도로에 있지 않다. 프랜드쉽 게이트 입구에서 쭉 올라가서 현정식당 가기 전에 도네누(Donenoo Restaurant)라는 식당 안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정현호텔 옆으로 '서울옥' 이라고 적힌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 필리핀 앙헬레스 맛집, 서울옥 



▲ 코리아타운 메인 도로가 아니고, 정현호텔이 있는 골목에 있다. 



▲  어쩐지 가을 느낌 나던 날. 






▲ 가게 내부 



▲ 메뉴판 



▲ 쌈밥 두 개 주문하면서 쓰기 좋은 와이파이 비밀번호 








▲ 서울옥의 대표메뉴인 쌈밥 














▲ 이렇게 반찬 사진이 많은 것은 워낙 자주 가기 때문이다. 갈 때마다 반찬이 조금씩 바뀐다.  







▲ 고등어구이 








[필리핀 앙헬레스] 프렌드쉽 코리아타운(한인타운) 맛집 - 단골식당, 서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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