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북쪽으로 바기오를 지나 한참 올라가면 사가다(Sagada)라는 아름다운 동네가 있다. 평화롭고 아름다우며 볼거리도 많은 사가다는 접근성이 좋지 못하다는 것만 빼면 모든 것이 좋은 동네이다. 사실 이 접근성은 사가다의 발전을 막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직접 자가용을 가지고 방문하려고 해도 길이 험하여 방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가다는 꽤 유명한 관광명소이다. 특히 시내 근처에 있는 수마구잉 동굴(Sumaguing Cave)은 필리핀에 있는 그 어떤 동굴보다 근사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사가다에 가면 꼭 봐야 하는 것은 동굴이 아닌 묘지이다. 그렇게 힘들게 여행을 가서 기껏 가봐야 한다는 곳이 묘지라니 다소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사가다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장례문화가 있어 들리지 않을 수 없다. 바로 행잉 코핀스(Hanging Coffins)이다.
사가다 사람들이 왜 가파른 절벽에 관을 줄줄이 매달아서 장례를 치르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산악지대라서 산 짐승들로부터 관을 지키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이도 있고, 관을 높게 절벽에 매달면 후손들에게 복을 준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지만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절벽 높이 있을수록 명당이라고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그리고 그렇게 장례식을 치르는 것에는 상당한 돈이 들어가서 행잉 코핀스(Hanging Coffins) 형태의 장례식은 부자들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된다. 지금도 행잉 코핀스 형태로 관을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막상 실제로 그렇게 하는 이를 보기 힘든 것은 결국 돈 문제도 걸려 있다는 이야기이다.
각설하고, 최근 사가다에서 방문객들에게 요구했던 모든 서류, 이를테면 백신접종증명서니 음성확인서와 같은 요구사항을 모두 해제했다고 한다. 코로나19 방역도 좋지만 생계 유지는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척박한 땅, 사가다 지역 사람들의 주요 생계 수단은 관광이다. 직접 가이드 등으로 일하지는 않더라도 주민 대부분이 식당이며 기념품 가게 등 관광 관련 비즈비스를 하며 생활하는데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관광객이 70% 가까이 줄어들었으니 생계가 막막해진 것이다. 참고로 사가다 지역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만 해도 연간 평균 140,000명 정도가 사가다를 방문했었다고 한다. 올해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방문객은 39,866명에 불과했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Philippine News Agency : Sagada sees better days ahead with tourism slowly picking up
[필리핀 루손섬] 사가다(Sagada) 행잉 코핀스와 39,866명의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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