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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중교통] 칼레사 마부의 성공 신화, 지프니 제조업체 사라오 모터스

by 필인러브 202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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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지프니

 

초창기의 지프니(Jeepney)는 미군이 남기고 간 지프 차량의 좌석 부분만을 단순하게 고쳐서 사용하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프니가 큰 인기를 끌자 전문적으로 차량을 개조하는 업체가 생겨났다. 군용 지프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외국에서 중고 엔진과 부품을 수입하여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아연도금 철판과 함께 재조립하여 생산하는 독립적인 업체도 생겨났다. 수많은 업체가 생겨나고 사라졌다. 

라오 모터스(Sarao Motors)와 프란시스코 모터스(Francisco Motors)를 비롯하여 Malagueña Motors, Alchris, Morales, Hataw Motors 등 필리핀에는 여전히 수많은 지프니 제조업체가 있지만, 마닐라에서 차량 개조와 함께 자체 생산까지 하는 업체로 유명한 지프니 제조업체를 하나 소개해 달라고 한다면 단연 사라오 모터스(Sarao Motors)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탔었던 지프니를 만들었다는 바로 그 업체이다. 코로나19로 지프니 운행이 금지되면서 많은 지프니 업체가 폐업을 했지만, 사라오 모터스는 사업장 규모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살아남았다. 


사라오의 상징이 말이 된 것은 창업주가 칼레사 마부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프니 생산업체, 사라오 모터스

필리핀의 대표적인 지프니 자동차 제조사 브랜드인 사라오 모터스(Sarao Motors, Inc.)는 마닐라공항 아래쪽 있는 라스피냐스(City of Las Piñas)에 있는 자동차 제조회사이다. 이 회사의 이름인 사라오가 무슨 뜻인지 사전을 검색해 봐도 나오지 않는데, 창업주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사라오 모터스는 1953년 레오나르도 S. 사라오(Leonardo S. Sarao) 씨가 만든 작은 자동차 판매점에서 시작하여 필리핀의 지프니 대부분을 생산하는 회사가 되었다. 부품만 수입해 조립하는 업체가 아닌 완제품 생산업체로 전성기 때만 해도 40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하루 8~12대의 지프니 제조 작업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필리핀에서 '제록스(미국의 대표적인 프린트 기업)'가 종이를 인쇄해 오라는 뜻이 된 것처럼 '사라오'라고 하면 곧 지프니와 동의어로 여겨졌을 정도이다. 

이미지 출처: Pinoy Facts


칼레사 마부의 성공신화

그런데 사라오 모터스의 창업주인 사라오 씨의 성공담이 매우 흥미롭다. 그는 원래 칼레사(Calesa)라고 부르는 말 마차를 몰던 마부였으나 자동차 정비 기술을 익혀 자동차 수리점으로 일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자동차 수리점에서 근무하면서 700페소라는 돈을 모았다고 한다. 1950년도 초반 당시 700페소는 지금의 700페소와 화폐 가치가 다르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700페소라는 돈이 큰돈이 되지는 않는다. 700페소는 현재의 화폐 가치로 따져 약 91,211페소(2021년 기준)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그의 첫 공장은 그의 집 뒤뜰에 마련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라오 씨는 그의 이름을 딴 첫 지프니를 출시하기까지 약 2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단돈 700페소로 시작한 사라오 씨의 작업장은 꽤 성공적이었다. 그는 레사를 몰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말의 형상을 지프니 앞에 장식했는데, 말이 세 마리 있으면 3마력 엔진이 장착된 지프니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라오 씨가 소자본으로 창업해서 이렇게 크게 성공한 것은 당시만 해도 그의 디자인이 매우 혁신적이며 유용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승객이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든 뒤쪽의 공간에서부터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한 지붕까지, 그가 착안해 낸 디자인은 지프니 운전기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지프니의 설계에서부터 제조와 유통까지 모두 전문으로 하는 사라오 모터스도 2000년대에 이르러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상승이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표준화된 부품이 없는 까닭에 지프니는 시중의 다른 차량보다 작동 및 수리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부품값과 임금이 점점 상승하자 높은 생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 정부에서 새로운 프랜차이즈 발행(지프니 사업 운영권을 의미. 이 운영허가권이 있어야만 지프니 노선 운행이 가능하다)을 중단한 것도 지프니 수요를 급격히 줄어들게 했다. 정부에서 지프니 운영 및 노선에 대해 규제하기 시작하자 지프니 판매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사라오 모터스는 공장 규모를 소규모로 줄여야만 했다. 

 

직원 수를 300명에서 50명으로 줄였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판매량이 급감하자 사라오 모터스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축제 퍼레이드 중에 사용할 수 있는 특별 제작 지프니를 생산에 나섰지만, 이런 특수한 지프니에 대한 수요가 많을 리가 없으니 전성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현재 사라오 모터스는 창립자인 레오나르도 사라오 씨의 아들인 에드 사라오(Ed Sarao)씨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에드 사라오 씨는 2018년에 파사이 시티에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력하여 'GP-Sarao'라는 이름의 전기 지프니(e-jeepney)를 출시한 바 있다. 


GP-Sarao Electric Jeepney (이미지 출처: Le Guider International Electronic Assembly)
필리핀 지프니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Le' Guider International Electronics Assembly: GP-Sarao Electric Jeepney

· Sarao Motors, Inc. : Jeepney Pricelist for 2023
· Manila Bulletin: The jeepney is about to reach its final destination
· 
Esquire Philippines: What Happened to Sarao Motors, Iconic Philippine Jeepney Brand?

· Bloomberg: Manila’s Iconic Jeepneys Are One More Casualty of the Pandemic

 

필리핀 지프니

 

[필리핀 대중교통] 칼레사 마부의 성공 신화, 지프니 제조업체 사라오 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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