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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생활] 치맥과 붉은 돼지

by 필인러브 202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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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토요일 저녁이었다. 일주일 내내 외출이라고는 잠깐 슈퍼에 가서 콩나물을 사 온 것이 전부인 데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니 조심하라는 안내문까지 보고 났더니 만사가 심드렁해져 버린 것이다. 손끝까지 게으름이 가득 찬 터라 저녁밥을 하기도 귀찮아서, 푸드판다(foodpanda) 배달 앱을 한참이나 보다가 치킨을 먹기로 했다. 졸리비와 맥도널드, KFC 사이에서 특별히 끌리는 것이 없다고 푸념을 하다가 한국식 치킨을 먹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푸드판다에서도 주문이 가능했지만, 굳이 치맥의 페이스북까지 검색하여 매장으로 전화를 한 것은 푸드판다에 적힌 가격이 좀 더 비쌌기 때문이었다. 배달 앱에 내야 하는 수수료 때문이겠지만, 푸드판다에 올라온 가격이 살짝 비쌌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으로 주문을 해놓고, 아쉬움에 다시 전화를 걸어 먹태까지 추가하는 것으로 저녁 메뉴 결정을 끝냈다.

그런데 한국식 신속정확의 배달 정신은 필리핀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공손하게 치킨 배달을 기다리며 귀찮아서 미루어둔 빨래를 하고 있는데 배달 아저씨에게 벌써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빨래를 하다 말고 후다닥 나가보니 콘도 앞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가득했다. 나처럼 저녁은 배달로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 많은 모양인지 푸드판다며 그랩 딜리버리며 라라무브까지 배달 오토바이에 적힌 로고는 다양하기도 했다. 다행히 치맥의 배달 아저씨는 치맥 로고가 프린트된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계셨다. 30페소의 팁에도 활짝 웃어주는 아저씨를 재빨리 보내고,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치킨 봉지부터 풀었다.

그런데 나를 즐겁게 한 것은 치킨 그 자체보다는 치킨 포장 상자 위로 보이는 노란 고무줄이었다. 한국에서 치킨을 주문해 본 것이 십 년도 더 된 일이라서 요즘 한국에서는 어떻게 치킨을 포장해주는지 모르겠지만, 상자가 열리지 않게 노란 고무줄로 묶어둔 모양새를 보니 어쩐지 정겨운 기분마저 든다. 온종일 상한 음식처럼 나태한 기분이었는데, 실로 오랜만에 한국식 치킨을 먹고 "지쳐서 뇌세포가 두부가 된 중년의 남성"과 같은 얼굴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붉은 돼지>를 보고 났더니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필리핀 마닐라] 치맥 치킨 앤 비어(chimac chicken and beer)

치맥은 마닐라 내 매장이 세 곳 있다. 매장에 직접 전화를 해서 주문을 하면 배달료는 따로 받지 않는 듯하다. 


① Parañaque BRANCH
- 주소 : Aseana Square, 717 Diosdado Macapagal Blvd. Parañaque
- 위치 : 파사이 시티오브드림 근처 아세아나 스퀘어 1층 
- 전화번호 : (02) 8257-7346 / 0977-306-4300

② MAKATI BRANCH
- 주소 : #37 Polaris St.Brgy Bel-Air Makati City
- 위치 : 마카티 피불고스 인근 왕마트 2층 

- 전화번호 : (02) 8543-8739 / 0927-873-1276

③ MALATE BRANCH

- 주소 : 536 Remedios St. Malate, Manila
- 위치 : 말라떼 클럽 지직스 근처 / Korean Palace 한식당 골목 

- 전화번호 : (02) 8544-7641 / 0926-637-7433

 

졸리비에 치킨을 주문해서는 볼 수 없는 정겨운 포장법이다.
양념치킨 반 마리 295페소 / 후라이드치킨 반 마리 325페소
먹태도 판다. 가격은 600페소.  
좋은 안주에 좋은 산미구엘 맥주 


[마닐라 생활] 치맥과 붉은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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