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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중교통] 필리핀 문화의 상징물에서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된 지프니

by 필인러브 202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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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니(Jeepney)

 

필리핀의 독특한 교통수단인 지프니(Jeepney)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남겨진 미군용 지프를 개조하여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940년대 후반부터 전쟁에서 남은 미군 지프를 사용하여 지프니를 만들었다는 말은 이 차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미 80년 가까이 흘렀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이렇게 긴 시간이 흐르면서도 지프니의 형태는 초창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도로에 있기보다는 폐차장에 서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차량도 계속 사용되었다. 그러면서 서민의 발로 여겨지던 지프니가 애물단지가 되고야 말았다.


전쟁 전 사용되던 오토 칼레사(auto-calesa). 칼레사는 말마차를 의미한다. (이미지 출처: RICHARD RAGODON)


서민의 발, 지프니의 등장

필리핀의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이라고 하면 지프니(Jeepney)를 빼놓을 수 없다. 전쟁으로 대중교통 수단이 사라지자 필리핀 사람들은 대중교통수단의 부재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군이 버리고 간 군용 차량을 개조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살과 비를 피하고 짐도 올릴 수 있도록 지붕을 더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울 수 있도록 지프 차량의 뒷부분 적재 공간에 길쭉한 좌석을 만든 것이다. 좌석이 길쭉해지면서 6명만 승객을 태울 수 있던 지프니는 18~20명까지 태울 수 있게 되었고,  크고 작은 물건을 옮기기에도 적당했다. 이용료가 저렴한 지프니는 필리핀 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이 되었고, 도로의 왕(king of the road)이라고 불리며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그런데 지프니를  단순히 사람이 이동할 때 쓰는 교통수단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필리핀 사람들은 그들이 만든 새로운 교통수단에 개성을 더해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만들었다. 운전기사의 취향에 따라 차량 앞뒤로 번쩍이는 장식을 추가하기도 하고, 필리핀 사람들 특유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가족의 얼굴이나 종교적인 상징물, 좋아하는 캐릭터 등을 주제로 하여 화려한 색의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피노이(Pinoy)의 감성과 창의성을 가득 담은 화려한 색의 그림으로 꾸며진 지프니는 어느새 필리핀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대기 오염의 주범, 지프니

지프니가 대중교통을 제공했다는 면에서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중교통의 서비스 품질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금이 저렴하니 불편함 정도야 좀 참는다고 하여도 대기오염과 교통 체증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프니는 애초 불법으로 개조된 차량이 많은 데다가 쉽게 구할 수 있는 표준화된 부품이 없다. 중고 부품을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데다가 차량 자체가 노후화된 것이 많아 매연을 내뿜는 차량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렇게 지프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은 메트로 마닐라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프니 시스템을 바꾸기 전까지 대기환경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물론 지프니라고 하여 자동차 검사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VIS(motor vehicle inspection system)라고 하여 배기가스 배출량과 브레이크 등의 검사를 받는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에서 진행하는 차량 검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아무 곳에서나 승객을 태우고 내려주는 탓에 교통체증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프니를 놓고 '도로의 왕'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약간의 비꼼도 포함되어 있는데, 도로변의 불법주정차, 차선 무시 등 도로 규정의 수많은 법규를 무시한 채 난폭운전을 해서 교통 혼잡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기도 하다. 

 

Bus stop, Camiguin, circa 1951. © Michael Rougier, Time Inc./Courtesy of John Tewell.
필리핀 마닐라 파사이 시티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시티
마닐라 말라테
지프니는 아무 곳에서나 주정차를 해서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별도로 정류장 표시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승강장 위치가 지정된 경우도 있다.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지프니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National Commission for Culture and the Arts: Bus stop, Camiguin, circa 1951

 

 

[필리핀 대중교통] 필리핀 문화의 상징물에서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된 지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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