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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루손섬

[필리핀 사가다 여행]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 없나요?

by 필인러브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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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가니사(Longganisa)와 바나나 튀김

 

세상에는 상황을 잘 파악하고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마스페레 레스토랑의 주인도 아마 그런 종류의 현명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여행객이란 으레 아침을 챙겨 먹기를 원하는 법이지만 사가다의 숙소 상당수는 조식 제공이 되지 않는 소규모 숙소이고, 관광안내소 주변으로는 아침에 영업하는 식당이 없었다. 사가다 지역 물가를 보았을 때 400페소라면 싼 가격이 아니지만, 400페소를 내고서라도 아침을 먹고자 하는 손님이 있을 터였다. 바로 나처럼 말이다.  

오랜 시간 차를 타는 일이 너무나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내가 늙어서 그런 것인지 피곤함이 몸에서 떠나질 않았다. 해가 지는 것과 동시에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으니 마닐라로 돌아가면 좀 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하지만 이미 수마깅 동굴 탐험을 떠나기로 예약해 두었으니 잠자리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따뜻한 이불속을 빠져나와 싸늘함이 감도는 욕실로 달려가는 일은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지만, 재빠르게 세수를 하고 나갈 채비를 마쳤다.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었지만 동굴 안을 오르락내리락하려면 뭔가 먹어두어야 했다. 

그런데 사가다의 거리는 아직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모양이었다. 숙소에서 여행안내소까지 가는 길에 문을 연 가게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마스페레 컨츄리 인 앤 레스토랑(Masferre Country Inn and Restaurant)만 문을 열었는데 호텔 투숙객을 위한 조식 때문인 듯했다. 조식 가격은 400페소(한화로 약 9천 원 정도). 평소 아침을 챙겨 먹는 편이 아니라 가볍게 빵 한 조각에 커피 한 잔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선뜻 먹기가 망설여지는 금액이다. 오늘의 메뉴에는 분명 치킨도 있고 소고기도 있는데 아직 식사 준비가 덜 끝난 것인지 조식 뷔페 코너에 빈 공간이 대부분이니 더욱더 400페소나 내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곳 외에 문을 연 식당이라고는 보이지 않으니 별도리가 없다. 본전 생각을 하며 계란프라이라도 하나 더 먹기 위해 힘쓴다. 커피 한 잔을 더 가지고 와서 옆자리의 아자를 보니 제법 열심히 먹는 모습이다. 같은 마음인 모양이다. 

 

입구에 오늘의 메뉴가 적혀 있다.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잔뜩이다.
숙박비

 

[필리핀 사가다 여행]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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