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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루손섬

[필리핀 루손섬 북부 여행] 라트리니다드의 벽화마을, Valley of Colors

by 필인러브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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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손섬 북부를 여행하면서 굳이 라트리니다드(La Trinidad)를 들렀다가 가기로 한 것은 필리핀 관광부(DOT)에서 배포한 벵겟주 홍보 동영상을 보다가 색색깔의 마을 풍경을 보았기 때문이다. 오래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분명 라트리니다드에 가봤음이 틀림없는데, '밸리 오브 컬러스(VALLEY OF COLORS)'라는 이름을 가진 동네를 본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동네에 가보고 나서야 왜 여기에 가보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라트리니다드 골짜기 농장에서의 추억은 마치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지만, 그 선명함은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이 마을은 2016년도에 조성되었는데, 내가 벵겟에 마지막으로 다녀온 것은 2015년도였다.

푸른색 하늘이 선명하게 빛나는 날이었다. 오전 시간 특유의 시원함을 품은 바람이 골짜기에서부터 불어와서 주렁주렁 걸어둔 빨래를 개운하게 말리고 있었다. 하지만 라트리니다드의 벽화마을은 내 기대만큼 아름답지는 못했다. 아무런 기대감 없이 보았다면 탄성을 질렀겠지만, 기대감이 너무나도 컸던 탓이다. 일단 동네 주변이 너무 복잡했다. 마을 사람이 흔들다리를 건너 마을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간신히 잠깐 차를 세워둔 주제에 한가롭게 마을 구경을 나설 수 없었다. 어딘가 주차장이 있기야 하겠지만 대체 어디에 차를 세워야 할지 알 길이 없으니 멀찌감치 마을 전체를 보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페인트 색이 그 선명함을 잃고 있었다. 2016년에 벽화마을 조성할 때부터 5년 정도를 예상하고 페인트칠을 했었다고 하니, 코로나 사태로 어영부영하는 사이 개보수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 진작에 지난 것이다. 그래도 한 번 가보겠다고 마음먹었던 곳을 정말 가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즐거웠다. 나는 욕심을 버리고 이렇게 마을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하기로 했다. 



라트리니다드, 밸리 오브 컬러스(VALLEY OF COLORS)

- 주소 : KM 3, Pico, La Trinidad, Benguet, Philippines
- 위치 : 필리핀 벵겟, 라트리니다드
- 입장료 : 없음 

마을 전체를 채운 알록달록한 색깔이 매력인 '밸리 오브 컬러스(VALLEY OF COLORS)'는 지난 2016년에 필리핀 관광부 코르디예라 행정구역 사무소(DOT-CAR)에서 주관하여 만든 벽화마을이다. 당시 필리핀 관광부에서는 RevBloom이란 이름의 도시재개발 관광 캠페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빈민들이 거주하는 파벨라(Favela)를 무지갯빛으로 탈바꿈하여 우범지대를 관광명소로 바꾼 것에서 영감을 얻어 이 프로젝트를 구성했다고 한다. 밸리 오브 컬러스는 브라질의 파벨라만큼 관광명소가 되지는 못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나중에 시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관광명소로 지정하기도 했다. 시정부에서는 이곳 마을을 놓고 '컬러스 오브 스토보사(Colors of StoBoSa)' 또는 '스토보사 힐사이드 홈즈 아트워크(StoBoSa Hillside Homes Artwork)'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스토보사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바랑가이 발리니(Barangay Balili)에 있는 시티오(Sitio) 세 곳, 스톤힐(Stonehill), 보우띠우(Botiwtiw), 사드잡(Sadjap) 지역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것은 파벨라가 그러했듯이 라트리니다드의 계곡을 어여쁘게 칠한 것이 이 계곡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탐아완 빌리지(Tam-awan Artist Village)의 예술가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주도했다고는 하지만, 소수의 예술가만이 모여 150가구 넘게 살아가던 회색의 마을을 무지갯빛 마을로 바꾸기란 쉽지 않다. 마을을 꾸미기 위해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마을 주민들을 포함하여 무려 52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가 모였다고 한다. 당연히 사용한 페인트의 양도 어마어마한데 무려 2,800갤런에 달하는 페인트가 사용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2밀리언 페소에 달하는 페인트는 페인트 회사인 데이비스 페인트(Davies Paints)에서, 붓과 같은 도구는 지방정부를 통해 협찬을 받아서 이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화훼농장이 많은 라트리니다드답게 벽화의 주요 테마는 해바라기와 무지개이다. 

 

마을 인근에 주차장이 없어서 잠깐 정차를 하고 구경하는 정도로 들리는 사람이 많다.
Colors of StoBoSa
사진의 명소이다. 모두 기꺼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흔들다리를 건너면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SAVE Balili River



[필리핀 루손섬 북부 여행] 라트리니다드의 벽화마을, Valley of Col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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