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생활155 [필리핀 생활] 마닐라에서 캐리어 에어컨을 수리받는 일이란 한국에서 살아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지만, 필리핀에서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치는 일은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이 된다.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내 사용 방법의 문제인지 물건이 자주 고장 나는데, 고쳐 쓰려고 해도 쉽지 않다. 카메라 수리에 반년이 넘게 걸릴 정도이니, 제조회사와 고객 중 누가 더 느긋한지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긴,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니다. 믹서기가 고장이 나서 필립스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산타 크루즈(Santa Cruz)에 있는 수리점에 방문하면 고칠 수 있다고 알려주기에 두 시간 넘게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지난 달에 수리점이 폐업했다는 소리를 듣고 울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배낭 속에 든 믹서기의 묵직함을 느끼면서 필립스에 다시 전화해서 수리점 자리에 빨래방이 .. 2019. 7. 2. [필리핀 마닐라 여행] 카비테에 새로 공항이 생긴다니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함께 산다고 해서 모든 가족이 친한 것이 아닌 것처럼, 미스터 브레인 씨는 내 머릿속에 있지만 친해지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서 아직 나와 친하지 못하다. 손톱처럼 예쁘게 다듬어 주기도 힘들고, 입술처럼 붉게 색칠해 주기도 어려우니 평소에는 존재감마저 희미하다. 하지만 뇌란 놈이란 무심하기도 하여서 도무지 그런 것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내가 예뻐하든 혹은 예뻐하지 않든 상관없이 제 할 일만 한다. 기분이나 수면 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라는 도파민 역시 그렇다. 전문가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듦에 따라 도파민의 분비량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이 도파민이 부족하면 새로운 것에 대한 흥분이 떨어진단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흐름을 좀 더 빠르게 느끼게 되는 것이라나. 보통은 1.. 2019. 6. 27. [필리핀 마닐라 여행] 낡은 라디오와 스탠 바이 미 며칠 전에 장을 본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어찌 된 영문인지 냉장고가 텅 비어 있었다.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양배추 한 줌과 껍질 끝이 시들해진 레몬 두 개만을 품고 있는 냉장고의 모습이 꼭 내 머릿속처럼 무언가 꼭 있어야 할 것이 빠진 듯 비어 보였다. 머릿속을 채우는 일은 어려워도 냉장고를 채우는 일 정도야 쉽다. 시장에 가서 달걀이며 과일을 좀 사야겠다고 나섰는데, 자전거 앞바퀴 쪽 타이어의 바람이 홀쭉했다. 하지만 선크림은 없어도 자전거 펌프만큼은 가방에 늘 있는 사람이 바로 나였으니, 주저 없이 자전거 펌프를 꺼내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어깨 근육을 써도 타이어에는 바람 한 조각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아닌가. 왜 이러는 것일까 싶어 타이어를 꼼꼼히 매만져 보니 압정이 박힌 것이.. 2019. 6. 25. [필리핀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마닐라대성당(Manila Cathedral) 무료 오픈하우스 행사 (6월 12일) 필리핀 마닐라의 랜드마크라고 하면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을 빼놓기가 힘들다. 인트라무로스 입구에 있는 마닐라 대성당은 1581년에 지어진 이래 지금까지 필리핀 가톨릭 종교의 중심지로 필리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성당만큼 많이 파괴되고 여러 번 재건해야 했던 성당도 드물다. 스페인 시대에 마닐라 대성당이 처음 지어졌을 때 성당은 야자수와 대나무로 지은 소박한 건물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1583년에 성당에 불이 났고 야자수로 만든 성당 건물은 완전히 파괴될 수밖에 없었다. 1952년에 석재로 다시 건물을 지어 올렸지만, 1600년도에 지진이 마닐라를 강타하는 일이 벌어졌다. 석재로 지은 건물도 지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 다시 성당을 지어야 했는데, 그 후에도 지.. 2018. 6. 8.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에서 고카트를 타보자! - 시티 카트 레이싱 (City Kart Racing Makati) 2001년, 그해는 프랑스 태생의 '장 마르크(Jean-Marc Freihuber)' 씨가 처음으로 필리핀에 왔었던 해였다. 지금은 제프라는 영어 이름이 더 익숙해졌다고 하지만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프랑스를 떠나 필리핀에 살게 되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는 휴가로 보라카이와 보홀, 엘니도 등을 돌아다니다가 프랑스로 돌아갔는데 보홀에서 느꼈던 자유로운 감정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몇 개월 후 다시 짐을 꾸려 보홀 여행을 왔는데, 그때는 처음보다 더 긴 시간을 필리핀에서 보내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그가 모터스포츠의 한 종류인 레이싱 카트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하지만 그가 지난 2014년 3월에 마카티 서킷에 '시티 카트 레이싱(CITY KART RAC.. 2018. 4. 27. [필리핀 마닐라] 퀘존 공공도서관 24시간 운영 도입 검토중 앞으로 마닐라 퀘존 지역에서 저녁 늦은 밤에 도서관을 가고 싶었다면, 퀘존시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에 가면 될 것 같다. 퀘존시청 바로 옆에 있는 '퀘존 도서관(Quezon City Public Library)'에서 24시간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퀘존 시청(Quezon City Hall of Justice) 바로 옆에 위치한 퀘존 공공 도서관은 300석 규모의 도서관으로 지난 2017년에 새로 단장하여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다. 원래 이곳은 주중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했으나, 이번에 퀘존 시청에서 도서관 예산 1,710,008페소를 할당하여 운영시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도서관 이용객의 반응을 보기 위해 처음부터 24시간 운영하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부터 이용시간.. 2018. 4. 21.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인의 국민식빵, Gardenia Bakery 라구나 공장견학하기 (무료투어) '가르데니아 베이커리(Gardenia Bakery)'는 필리핀 전역의 슈퍼에서 볼 수 있는 식빵 브랜드라서 필리핀 브랜드 같지만, 실제로는 필리핀이 아닌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브랜드이다. 싱가포르에서 1978년 시작한 가르데니아는 1997년에 마닐라 아래 라구나에 있는 공장 지대, '라구나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얼 파크(LIIP. Laguna International Industrial Park)'에 공장을 세우며 필리핀 시장에 진출했다. 가르데니아 필리핀(Gardenia Philippines)은 진출 첫해부터 필리핀에서 보기 드문 최첨단의 공장 시설을 갖추었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는데, 2003년도에 국제 표준화 기구(ISO)와 해썹(HACCP) 인증을 받기도 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슈퍼용 식빵만을 .. 2018. 4. 9.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시네마 스퀘어의 실내양궁장에서 활쏘기를 즐겨보자 - Kodanda Archery Range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실내 레포츠 시설을 찾는다면 활쏘기는 어떨까? 실내양궁장에서 양궁 활쏘기를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다. 마카티 '시네마 스퀘어' 쇼핑몰 안에 있는 "코단다 실내양궁장(Kodanda Archery Range)"은 시설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대신 마카티 시내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게다가 초보자를 위해 직원이 활을 잡는 방법부터 슈팅하는 방법까지 교육해준다. 이용료에 교육비가 포함되어 있으니, 양궁을 처음 해본다고 하여 제대로 활쏘기를 즐길 수 있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마카티 코단다 실내양궁장에는 총 7개 레인이 준비되어 있는데, 399페소를 내면 1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활을 쏠 수 있다. '과녁용 종이(Target Paper)'가 추.. 2018. 3. 21. [필리핀 마닐라] 실내 암벽등반장 - 클라이밍 센터 위치 및 요금 안내 필리핀 마닐라에서 실내 암벽등반(Indoor Rock Climbing)을 하고 싶으면 어디로 가면 될까? 마닐라에서 인공암벽을 오르는 실내 스포츠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곳으로는 '클라임 센트럴 마닐라(Climb Central Manila)' 와 '파워업(Power Up Climbing Gyms)'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1994년 문을 연 파워업 클라이밍 센터는 필리핀에서 벽을 좀 탄다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으로 시설이나 서비스 모두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내 암벽등반장도 보니파시오와 퀘존, 쿠바오 세 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 자체만을 따지면 아무래도 만달루용의 클라임 센트럴 마닐라가 좀 더 낫다는 평가도 있다. 이곳은 싱가포르에서 가져온 자재로 시설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제.. 2018. 1. 24. [필리핀 마닐라] 트램폴린 파크에서 어린 시절 방방이의 추억을 살려보자 스프링이 달린 사각형의 탄력 있는 매트 위에서 뛰는 트램폴린(트램펄린. trampoline)이 본격적인 운동기구로 고안되어 나온 것은 1930년대 중반의 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체조선수가 서커스 공중그네 곡예사들의 묘기에 영감을 얻어 고안했다는 트램폴린이 어떻게 한국에 들어와 한때 아이들에게 그렇게 인기를 끌었는지는 미지수이다. 미국 체조선수가 운동기구를 고안했을 때만 해도 자신의 발명품이 멀리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방방이'니 '퐁퐁이'. '덤블링' 등으로 불리면서 사랑받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2000년대 이전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동네 공터 어디에서인가 동전을 내고 이 놀이기구를 타본 기억을 가진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그렇다. 꽤 즐거운 기억일 것이다. 마닐라.. 2018. 1. 24. 이전 1 ··· 12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