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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루손섬

[필리핀 사가다 여행] 신비한 오지마을, 사가다(Sagada) 이야기

by 필인러브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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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가다

 

필리핀 루손섬 북쪽으로 마운틴 프라빈스(Mountain Province)라는 지역이 있다. 마운틴 프라빈스 내에서도 서늘한 고지대에 있는 작은 촌 마을, 사가다(Municipality of Sagada)는 11,510명(2020년 기준)의 인구가 살아가는 작은 동네이다. 산과 산이 겹쳐 보일 정도로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필리핀 그 어느 지역보다도 서늘한 기온을 자랑하는 곳이라서 털모자와 어그부츠를 쓰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건기가 되면 샤워하기가 꺼려질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서 생활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필리핀 내 다른 어떤 곳보다 소박하고 정겨운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 바로 사가다이다.

 

사가다는 특유의 날씨 덕분에 커피를 특산품으로 가지게 되었는데 꽤 인기가 좋은 편이다. 듣기로는 1890년대 후반에 스페인 군인이 사가다 지역 여자와 결혼 후 농장을 차렸는데 그때 아라비카 커피 품종을 들여와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가다 커피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꽤 갈린다. 특유의 향기가 좋았다는 이도 있지만, 별맛이 없었다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필리핀에서 나오는 커피 중 가장 비싼 값으로 팔리는 원두가 바로 사가다 커피임은 틀림없다. 사가다 사람들은 커피 외에도 이것저것 농사를 짓는데 주로 배추와 토마토, 피망, 감자, 당근이다. 야트막한 라이스 테라스에서 벼농사도 짓지만 자신들이 먹을 정도의 양만 재배한다. 루손섬에서 보기 드문 일이지만 오렌지 농장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사가다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은 관광업이다.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주민 대부분이 여행업에 종사하는데 2022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활동 중인 투어 가이드만 2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숙박업과 요식업에 종사하는 이도 상당해서 지방정부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바로 관광업을 통한 세금 및 여행객에게서 받은 환경세이다. 


50페소씩 받는 환경세가 꽤 큰 돈이 된다고 할 만큼 여행객들이 사가다로 몰려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 종합선물세트처럼 한꺼번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싸늘하다고 느낄 정도로 서늘한 날씨, 초록의 냄새가 감도는 울창한 산과 그 속에 숨겨진 석회암 동굴, 겹겹이 자리하고 있는 나무들 속으로 보이는 기묘한 절경의 절벽과 그 절벽에 매달린 관(행잉코핀스) 등 사가다만큼 볼거리가 몰려있는 여행지도 드물다. 그뿐만이 아니다. 좀 부지런히 움직여 새벽에 트래킹에 나서면 산 아래에서 구름이 파도처럼 몰려오는 풍경을 보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대신 사가다 여행 시 고급 숙박시설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여행지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세부나 보라카이와 같은 수준의 호텔은 이곳에 없다.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교적 청결하게 운영되고 있는 숙박시설은 제법 많은 편이다. 따뜻한 눈빛의 순박한 아낙네가 사가다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인사를 건네주는 소박한 숙박시설이다. 외국인 여행객도 상당히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바가지요금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음식이나 투어 비용 모두 합리적인 가격에 금액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필리핀 사가다(Sagada)를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뜻 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일단 교통편이 편안하지 않다. 마닐라에서부터 사가다까지 직행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저녁에 출발하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식이라 하루는 오롯이 차를 타는 것에 쓸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날씨도 살펴봐야 한다. 7월부터 10월 사이 우기에는 산사태 등으로 도로 이용이 어려워지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그래서 사가다를 가려면 11월부터 4월 정도 건기에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사가다 사람들에게 언제가 가장 여행 최적기냐고 물어보면 12월부터 2월 사이가 방문하기 가장 좋은 때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매우 청량한 공기를 맛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길이 덜 미끄러워 산길을 운전하기도 쉬워지고, 비가 와서 투어를 하지 못하는 일도 거의 없다. 12월 즈음에 가면 한창 오렌지 수확철이라서 오렌지 따기 등과 같은 체험도 가능하다.

 

필리핀 사가다(Sagada)


필리핀 사가다의 주요 관광지

사가다(Sagada)의 주요 관광지는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 대부분의 투어는 아침에 시작하여 해가 지기 전에 끝난다. 사가다 지역은 저녁 6시만 되어도 상점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야간에 할 수 있는 활동은 거의 없다. 

· 에코밸리(Echo Valley) : 행잉 코핀스(Hanging Coffins)와 성공회 교회(The Church of St. Mary the Virgin)
· 동굴 탐험 : 수마깅동굴(Sumaguing Cave), 루미앙 동굴(Lumiang Cave), Latang Cave and Underground River
· 폭포 : Bomod-ok Falls, Bokong Falls,  Pongas Falls
· 트래킹 + 풍경 감상 : 말보로힐(Marlboro Hills). Mt. Kiltepan Viewpoint
· 기타 : 라이스테라스(Kapay-aw Rice Terraces), 호수(Lake Danum), 오렌지 따기(Orange-Pic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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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aguing Cave
Sumaguing Cave
Sagada Rock Inn and Cafe
행잉 코핀스(Hanging Coffins)
사가다 재래시장
사가다의 중심가이다. 이 근처에 관광안내소와 시장 등이 몰려 있다.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중고 의류이다.
정겨운 모습의 길거리 채소가게
당근과 샬롯(shallot)
사진 아래쪽에 갈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타마린드(tamarind)이다. 시니강(Sinigang)의 신맛을 낼 때 사용된다.
과일 사세요!
체사(Chesa). 에그프룻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과일은 흡사 고구마와 같은 맛이 나는과일이다. 찐고구마같은 질감의 과일이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배가 고플 때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Sagada Bistro
옥상에 널어둔 빨래가 햇살을 받고 마르고 있다.
사가다 마을 풍경
사가다에 있는 SAGGAS 여행사.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사가다 여행이 금지되면서 문을 닫았다.
Ada's Imported Goods & Liquor
신기하게도 태극기가 걸려 있다.
필리핀에서 언리미티드 무제한 삼겹살이 얼마나 인기인지, 사가다에서까지 볼 수 있다.
2022년 12월 30일 현재 마사지샵은 모두 문을 닫았다. 전화를 하면 호텔로 방문하는 형식으로는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마사지 가격은 1시간에 500페소이다.
Our Lady of Mt. Carmel Church
필리핀 사가다
필리핀 사가다


[필리핀 사가다 여행] 신비한 오지마을, 사가다(Sagada)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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