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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생활155

[필리핀 마닐라 생활] 옐로우캡 피자(Yellow Cab Pizza) 매우 오랜만에 알렌을 만났다는 것보다, 바깥에, 그것도 식당에 있다는 일이 더 묘한 기분을 주었던 날. 전화 통화도 아니건만 용건만 간단히. 최대한 빠르게 식사를 하면서도, 피자 한 조각 먹는 일이 이렇게 대견하게 느껴질 줄이야. 코로나19 이후 첫 외식. 집콕생활 250일 만에 외식이었다. [필리핀 마닐라 생활] 옐로우캡 피자(Yellow Cab Pizza) - Copyright 2020.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all rights reserved - ※ 저작권에 관한 경고 : 필인러브(PHILINLOVE)의 콘텐츠(글. 사진, 동영상 등 모든 저작물과 창작물)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입니다. 필인러브의 콘텐츠를 개인 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올리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사전.. 2020. 11. 29.
[필리핀 마닐라 생활] 코로나19도 바꾸지 못하는 PNB 은행의 서비스 속도 넓은 은행 안에는 고작 두 명의 손님이 있었을 뿐이었다. 입구의 가드 두 명을 제외하고도 직원은 다섯 명이나 되었다. 그런데도 통장 정리에는 무려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안타깝게도, 그리고 슬프게도 그 손님 두 명 중 한 명은 바로 나였다. PNB 은행에 가기 위해 내가 챙긴 것은 세 가지. 통장과 신분증, 그리고 페이스쉴드였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간혹 신분증을 두 개나 보여달라는 직원이 있으니 신분증을 두 개나 가방에 챙겨 넣었다. 재빠르게 통장 정리만 하고 은행을 나와야지 마음을 먹었지만, 내 꼼꼼한 준비 정신이 은행 방문 시간을 줄여주지 못했다.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방문 기록용 종이에 이름이며 주소 등을 적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꽤 걸렸던 것이다. 게다가 은행 직원 다섯 중 한 명만이 창구.. 2020. 10. 30.
[필리핀 마닐라 생활] 자신감을 주는 대왕 바나나 예전에, 그러니까 내가 나도 나이가 든다는 것을 아직 모를 때, 그래서 나이가 듦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만 인식할 때, 어느 어르신이 말씀하시기를 나이가 들어서 아쉬운 것 중 하나는 호기심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것을 보는 기쁨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다행인지 혹은 불행인지, 점점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지만, 호기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착실히 나이를 먹어가는 이 와중에도 신기한 것을 보게 되는 날이 생긴다. 중국산은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모두 수명이 짧은 것은 아닌가 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상황은 하나도 바뀌지 않고 연일 .. 2020. 9. 13.
[필리핀 마닐라 생활] 지루한 월요일과 호두과자 필리핀, 그것도 대도시 마닐라에서 생활하다 보면 호두과자 따위는 까맣게 잊고 만다. 게다가 나는 개인적으로 호두과자를 즐겨 먹는 편도 아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매우 간단하다. 일단 그 맛이 내 취향이 아니다. 두서너 개는 아주 맛있게 먹지만, 네 개 정도에 가면 몸에 단팥 성분이 충분하게 느껴지고, 그 뒤로는 싫증을 내고야 만다. 두 번째 이유는 좀 더 간단하다. 나로서는 대체 어디에서 호두과자를 판매하는지 잘 모르겠다. 관심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마닐라에 호두과자 전문판매점이 있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본 바 없다. 호피아(Hopia)처럼 판매점이 곳곳에 눈에 띄면 한 번씩 사 먹을 수도 있겠지만, 파는 곳을 본 적이 없다. 생각해보니 10년 가까이 필리핀에 생활하면서 호두과자를 딱 두 번 먹어 봤다.. 2020. 9. 8.
[필리핀 마닐라 생활] 20페소의 미친(mad) 페이스 쉴드로 부자가 되려면 "이제 곧 나도 부자가 될지 몰라!""어떻게?""페이스쉴드를 중국에 주문했어. 이달 말에 물건이 들어오면 잔뜩 팔아보려고 해." 서로의 생일을 함께 축하해준지 4년인가 5년 만에 왕완딩 씨가 판매 품목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왕완딩 씨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리베르타드역 주변에서 좌판을 펼쳐놓고 가치담배나 신문, 탄산음료 그리고 핸드폰 로드 등을 파는데 그중에서도 잘 팔리는 것은 역시 담배이다. 하지만 담배는 이문이 많지 않으니, 소박한 좌판의 판매 품목에 페이스쉴드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여 사람들이 담배를 덜 피우거나, 콜라를 덜 마시는 것도 아니고, 왕완딩 씨가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예전과 똑같은 수입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차에 플라.. 2020. 9. 8.
[필리핀 마닐라 생활] 라자다 쇼핑몰에서 테이블을 샀는데 의자가 온다면 오전부터 햇살이 거리를 한가득 점령하고는 공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바람이 잘 부는 바닷가에 앉아 있어도 시원찮을 날에 태양이 작열하는 도로 위를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걸어간 까닭은 테이블 때문이었다. 라자다 쇼핑몰에서 접이식 테이블을 하나 주문했는데, 난데없이 의자가 배달이 온 것이다. 판매자가 물건을 잘못 보냈으면 의당 다시 택배 기사를 보내 수거를 해가야 할 터인데 싶지만, 필리핀에 그런 서비스 정신이 있을 리가 없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도 라자다에서는 구매자가 직접 LBC 사무실에 가서 택배로 환불 물건을 판매자에게 보내주어야 한다고 했다. 부피가 큰 데다 무겁기까지 한 의자를 가지고 LBC 사무실까지 걸어야 할 것을 생각해보면 '미안하기는 하지만'이라는 단어가 전혀 미안하게 들리지 않지만,.. 2020. 9. 7.
[필리핀 마닐라] 서른아홉 개의 오이와 목욕탕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해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될 때가 있다. 최근 내가 깨닫게 된 것은 배달하는 분들이 없었으면 삶이 참 퍽퍽했으리라는 것, 그리고 배달하는 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건 주문 시 단위 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소소한 이야기 하나.오이 다섯 개를 주문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채소 가게에서 오이 5kg을 보내왔다. 주문 내역서를 보니 5개라고 적은 것이 틀림없는데 보내온 영수증에는 5kg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봐서 물건을 챙겨 넣는 분이 잠깐 착각을 하신 듯했다. 나는 불량품을 받아도 환불하러 가기보다는 불량품의 장점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종류의 인간이라서 채소 가게 꾸야를 다시 부를 의지 따위는 전혀 없지만.. 2020. 8. 20.
[필리핀 마닐라] 박물관이 전통 어망을 만났을 때, 문틴루파 박물관(Museo ng Muntinlupa) 박물관 투어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라 필리핀 내 박물관을 두루 다녀보아서 하는 이야기지만, 필리핀에서 문틴루파 박물관만큼 쾌적한 박물관은 보기 힘들다. 전시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시설은 깔끔하고, 직원은 친절하며, 입장료도 무료이다. 박물관 시설에 대해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그래도 퍽 만족스러운 관람 시간을 가질 수 있다. 2년여의 공사 끝에 지난 2019년 3월 문을 연 문틴루파 박물관(Museo ng Muntinlupa)은 문틴루파 시티(Muntinlupa City)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이다. 이 박물관은 개관 당시부터 상당한 화제가 되었는데, 살라캅(필리핀 전통 어망)을 모티브로 설계된 건물 모양 때문이었다. 지금이야 도시 풍경이 진한 곳이 되었지만, 문틴루파 지역.. 2020. 7. 18.
[필리핀 마닐라 생활] 도넛과 바꿔 먹는 닭고기 티놀라(Tinola) ▲ 팍시우(Paksiw) 후덥지근한 저녁이었지만, 내 체온은 36도였다. 체온계를 받아들고 가드 아저씨 체온을 재면서 체온계가 고장이 나지 않았음에 안심했다. 가드 아저씨들이야 위에서 시키는 것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34의 숫자가 찍히는 체온계를 내 이마에 가져다 대고 있는 것을 보면 대체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형식적인 절차가 방역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어쨌든, 지금은 정상적인 체온계를 손에 들었고, 모두 정상 체온이 나왔으니 오늘 저녁 아저씨들의 저녁 식사메뉴가 무엇인지 확인하기로 했다. 요즘 내 주요 관심사는 두 가지. 배달 음식과 가드 아저씨들의 저녁 식사 메뉴이다. 코로나19 덕분에 가드 아저씨들이 직접 밥을 해서 먹는다는 것을 알았는데, 제법 요리 .. 2020.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