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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생활155

[마닐라 생활] 비비고 필리핀에서 하는 먹방 챌린지 이벤트(Bibigo Mukbang Challenge Event) 비비고 필리핀(Bibigo Market)에서 최근 시작한 매우 신기한 이벤트 하나. 물론 비비고 필리핀에서는 필리핀 사람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계획했겠지만, 이벤트 참여에는 국경이 없다. 그러니까 한국인인 나도 참여할 수 있다. 나에게는 묘한 강박증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컴퓨터 바탕화면에 폴더가 보이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 바탕화면에는 폴더가 존재하지 않는다. 바탕화면만큼은 아니지만, 메일함에 읽지 않는 이메일 표시가 보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침마다 하는 일이 이메일을 지우는 것인데, 99.9%가 영양가 없는 이메일이기도 하다. 가장 많이 받는 이메일은 각종 체험단에 참가하라는 것인데, 대체 필리핀에 있는 내게 왜 여수의 호텔이나 부산의 미용실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하는지 .. 2021. 4. 1.
[필리핀 마닐라] 공차의 밀크티와 35페소 아끼기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요즘, 좀 즐거웠던 소소한 일 하나. 공차(Gong cha)에서 BOTTY라는 페이스북 챗봇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반값으로 살 수 있다고 하기에 오래간만에 밀크티를 먹어보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이 이벤트, 매장 픽업은 해당 사항이 없고 꼭 배달을 받아야만 음료 할인이 되었다. 바로 옆 건물에 공차 매장이 있는지라 매장까지 아주 천천히 걸어도 3분도 채 걸리지 않을 터인데 배달 서비스를 쓰려니 무언가 어색해서 꼼꼼히 살펴봤지만, 배달 방식으로 주문할 때만 50% 할인쿠폰이 적용되었다. 그냥 주문할까도 잠깐 생각해보았지만, 모처럼 반값 할인을 하는데 정가를 주고 음료를 사려니 현명하지 못한 소비자가 된 기분이 든다. 나는 무엇이 최선인지 연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래저래 계산기를 두들.. 2021. 3. 29.
[마닐라 생활] 나는요 갈 곳도 없고 심심해서 나와봤죠 어쩌면 나는 지루한 영화 속에 출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처럼 사는 것도 아니건만, 내 삶에 "ECQ 시즌2"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외출을 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통금 시간이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는 소식은 우울하게만 들린다. 자발적으로 바깥출입을 삼가는 것과 강제적으로 외출의 금지되는 것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래도 인간의 경험은 소중한 것이라서, 작년 ECQ 시즌1 기간 중의 경험이 나에게 장보기를 해두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쇼핑몰이 문을 닫을 뿐 슈퍼마켓이나 약국은 평소처럼 문을 연다고 했지만, 외출증을 가져오라는 소리를 시작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바랑가이 확인증을 받으려고 바랑가이 사무소에 다섯 번도 넘게 전화를 해야만 했던 기억이 있었다. 장을 보러 나가겠다고 바.. 2021. 3. 29.
[필리핀 마닐라] 3,584명의 야간통행금지 위반자와 인권침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메트로 마닐라 지역에 다시 야간통행금지(curfew)가 시작되었다. 필리핀 정부에서 야간통행금지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게 하여 사람들의 접촉을 줄이고, 대규모 모임이나 축하 행사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통행금지령을 어기고 외출을 하면 어떤 처벌(penalty)을 받게 될까? 야간통행금지가 시작된 지난 3월 15일, 필리핀 국립경찰(PNP, Philippine National Police)에서는 무려 8,341명의 경찰관을 메트로 마닐라 거리 곳곳에 배치했다. 그리고 373개의 지역 검문소와 경찰 순찰을 통해 위반자를 잡았는데, 무려 3,584명이 통금 규정을 어겼다고 한다. 이들 중 547명은 경고만 받고 풀려났지만, 1,449명은 .. 2021. 3. 17.
[마닐라 생활] 베트남 쌀국수를 먹고 베트남 슈퍼에 가면 "8시부터 사람이 없기에 일찍 가게 문을 닫았어." 나의 냉장고 사정을 걱정해주는 유일한 친구, 왕완딩 씨에게 통금 소식을 들었느냐고 연락이 왔다. 다음 주부터 또 통행 금지가 시행된다고 알고 있다고 답을 했더니, 리베르타드 역 주변으로는 벌써 단속이 시작되어서 8시 즈음부터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코로나19가 퍼지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라고 하지만, 그것도 한두 달이다. 자전거를 끌고 비논도며 산후안까지 쉼 없이 돌아다니던 나와 같은 인간에게 집 안에만 머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반년이 넘게 집 안에만 머문 것은 무심코 바깥에 나갔다가 세상 온 천지가 나쁜 바이러스로 가득한 기분이 들면서 호흡마저 가빠지는 증상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열 명에서 백 명이 되고,.. 2021. 3. 13.
[필리핀 마닐라] 2월의 마지막 날, 말라테 거리 풍경 코로나19 따위는 우리는 잘 모르는 일이에요! 로빈슨 쇼핑몰 앞은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코로나19가 이곳에만 침범하지 않은 듯 평소와 다를 바 없다. 차도 사람도 잔뜩이라 "말라떼는 역시 말라떼"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이다. 만날 조용한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복잡한 곳에 나와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쇼핑몰 앞이 어찌나 복잡하게 느껴지는지 지끈지끈 골치가 아파지는 느낌이다. 대체 얼마를 받고 어떤 일을 주로 해주는 것일까. 로빈슨 쇼핑몰 앞에 대한공인탐정연구협회 간판이 붙어 있는 것은 신기했지만, 신호를 기다리느냐고 잠깐 머무는 것만으로도 지쳐버린 나는 재빨리 분주한 거리를 빠져나와 레메디오스 서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말라떼에 마닐라코리아타운(Manila Korea-town)이 개발된.. 2021. 3. 10.
[마닐라 생활] 신분증 없이 PNB 은행에 가도 되나 요즘 마닐라는 조금씩 더위로 물들고 있다. 여행하기에 가장 날씨가 적합하다는 1월과 2월을 하릴없이 허무하게 보내고, 어느덧 다시 더위의 계절로 가고 있다. 돈을 좀 찾아야 하여 더위를 무릅쓰고 PNB 은행에 갔다가 헉 소리를 내야 했다. 힘껏 은행까지 가서 신분증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저체온증도 아닌데 어찌 된 영문인지 35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나오는 묘한 체온계로 체온을 재고, 번호표까지 손에 든 뒤에야 신분증을 빼놓은 지갑을 보니 헉 소리가 저절로 난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신분증을 들고 오는 일이야 큰일도 아니지만, 코로나19 증상은 없는지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문제였다. 한국에 있는 은행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필리핀에 있는 은행에서 신분증 없이 돈을 찾은 기억은 전혀 없다. 그러.. 2021. 3. 8.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레가스피 선데이마켓(Legazpi Sunday Market) 마닐라에는 밝고 깨끗하게 단장한 슈퍼마켓이 즐비하지만, 그래도 굳이 마카티의 레가스피 선데이마켓을 찾아가는 것은 선데이마켓만이 가진 독특함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만이 가지는 건강한 활기가 느껴진다고 할까. 오전의 뜨거운 햇살을 천막 하나만으로 막아놓은 시장이지만, 차가운 에어컨의 유혹보다 강한 흡족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두기를 해서야 시장이 가진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기 어려워진다. 무릇 시장이란 혼잡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야 제맛이거늘, 시장에는 시끌벅적함이 사라져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만들어 내는 경쾌한 소음이 사라진 시장을 보는 것이란 어쩐지 소금을 치지 않는 음식을 먹는 기분이다. 신년이면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가서 차이나타운 근처에서 파는 군밤을 먹어야.. 2021. 3. 7.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의 차 없는 거리에서 즐기는 야외 레스토랑 행사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마카티 시티에서 'Makati Street Meet at Rada & Leviste'라는 행사를 시작했다. 이름 그대로 라다 거리(Rada St.)와 레비스테 거리(Leviste St.)를 중심으로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거리 위에 테이블을 놓아 식사를 할 수 있게끔 하는 행사이다. 큰 볼거리는 없지만, 그래도 야시장 비슷한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원래 마카티 시티에서는 지난 2월 28일에 라다 거리만을 대상으로 Makati Street Meet at Rada 행사를 진행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자 행사 날짜를 늘리고, 레비스테 거리(Leviste St.)까지 행사장을 확장했다. 라다 거리에 있는 와이드 플로워(Wildflour Café .. 2021. 3. 4.
[마닐라 생활] 파사이 몰 오브 아시아(MOA) 쇼핑몰 - 2021.02.21 하루하루가 지루한 행보를 하며 느릿느릿 지나갔다. 특별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건 감사하면서도 무의미하고, 다행스러우면서도 지루한 한 일이었다. 이런 더운 날씨에 어떻게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쓰고 다니냐고 투덜댔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다. 나는 마스크에 그럭저럭 적응을 해버렸다. 처음으로 바깥에 나가던 날 느낀 어지럼증은 이제 상당히 사라져서, 조금 호흡이 불편한 느낌만이 남았을 뿐이다. 실수로 마스크를 세 개나 겹쳐 쓰고 슈퍼에 가면서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오늘따라 숨쉬기가 좀 더 답답하다고만 여길 정도이니, 내 적응력도 나쁜 편만은 아니라고 할까. 페이스쉴드를 써도 머리가 어지럽지 않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런 적응이 좀 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1년 만에 몰 오브 아시아(.. 2021.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