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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민다나오섬

[필리핀 민다나오] 평화로의 첫걸음,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

by 필인러브 202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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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도 어느 지역이 가장 빈곤한지 알고 싶다면 필리핀 통계청(PSA)에서 3년마다 진행하는 빈곤 발생률 조사(FIES)를 보면 된다. 이 조사를 보면 가족의 수입과 지출 현황을 지역별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지역이 가장 가난한지 보기 위해 굳이 2018년에 나온 최신 통계 자료를 볼 필요는 없다. 어느 조사 시기의 자료를 봐도 가장 빈곤한 지역은 민다나오의 이슬람 자치 구역으로 나타난다. 메트로 마닐라 지역과 비교하여 수입이 삼 분의 일 정도인데, 상당수가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극도의 빈곤 상태라고 보고된다. 이슬람 자치구 다음으로는 동부 비사야 지방과 잠보앙가 반도, 비콜, 소크사르젠, 카라가, 북부 민다나오 지방 순으로 빈곤하다고 나타나는데, 민다나오의 6개 지방(Region)는 다바오 지방(Davao Region)을 제외하고 모두 연간 소득이 25만 페소(한화 608만 원) 이하이다. 특히 무슬림 자치구 지역 내 연간 소득은 16만 페소(한화 389만 원) 정도에 불과해서, 왜 "필리핀 정부에서 민다나오를 국가 개발 정책에서 소외했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지 깨닫게 된다. 민다오에 사는 무슬림들이 강경한 태도로 분리 독립을 요구한 것에는 종교적 이유만큼이나 경제적 이유가 컸다. 


1946년 7월 4일, 필리핀은 미국으로부터 독립했다. 하지만 민다나오섬의 모로족 사람들은 도시에서 온 사람들에게 자신의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땅을 뺏겨야만 했다. 삶의 터전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판국이니, 모로족들은 무장을 갖추고 반발에 나섰다. 하지만 모로족의 기대와는 다르게 이주민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슬람 모로족과 이주민들의 갈등은 점점 심해졌다. 모로족은 필리핀 정부의 국민통합 정책에 반발하고 분리독립 운동을 일으켰지만, 삶의 터전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주선이 달에 가고, 사람들 손에 핸드폰이 쥐어지고 수많은 변화가 쉴 새 없이 일어났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민다나오 지역의 분쟁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수십 년째 내전을 겪으면 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굶어 죽느니 전쟁터라도 나가고 싶다는 빈곤층이 등장했다. 전쟁 자체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사람도 나타났지만, 평화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았다. 이슬람교 자체가 다른 종교에 배타적이고 무슬림들의 삶에 위협이 된다면 전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식인 데다가 종교와 경제 문제가 얽혀 있었으니 상황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197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공산 반군 활동과 무슬림 독립운동을 빌미로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 계엄령을 계기로 무슬림 반군이 정부군과의 전면적인 무장 투쟁에 나서게 되는데,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이다. 1976년 마르코스 정권은 모로민족해방전선(MNLF)과 술루제도 등의 지역에 자치권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트리폴리 평화협정(1976 Tripoli Agreement)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협정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차지권을 가지리라 기대했던 모로족 입장에서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1986년 ‘피플파워’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물러간 뒤 대통령으로 취임한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재임 기간 : 1986년~1992년)은 무슬림에 대해 온건한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절대다수가 가톨릭인 필리핀에서 이슬람 자치 구역이 만들어 달라는 무슬림의 요구에 대해 국민적인 합의에 도달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들의 생존을 도와주자는 온건파도 있었지만, "우리의 영토를 무슬림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 이슬라모포비아)의 목소리도 컸다. 수많은 논쟁이 거듭되었지만, 사회적 갈등만 커졌을 뿐 명쾌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재임 기간 : 2001~ 2010년)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과 만나기 위해 민다나오 섬을 방문하기까지는 길고 긴 시간이 걸렸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민다나오] 두테르테 대통령과 방사모로 민다나오 이슬람 자치구(BARMM) 


▲ ARMM의 공식 깃발


■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utonomous Region in Muslim Mindanao, 약칭 ARMM)


- 운영기간 : 1990년 ~ 2019년 

- 행정구역 : 술루 군도, 타위타위, 마긴다나오, 라나오델수르, 바실란, 마라위

- 비고 : 2001년 자치지역 확대에 대한 주민투표가 있었고, 마라위(Marawi)와 바실란(Basilan) 지역이 ARMM에 추가되었다. 


1989년 8월 1일,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이 공화국법 6734호(Republic Act No. 6734)에 대해 서명했다. 이에 따라 1990년 11월 6일,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가 공식으로 출범했다. 모로족에게 이슬람 자치구 운영을 허용했다는 필리핀 정부의 발표에 반감을 갖고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수십 년간 계속된 투쟁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다나오 자치구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었다. 필리핀 정부와 무슬림이 조금씩 양보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무슬림에게 분리 독립이라는 목표를 포기한 대신 정치적 자치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합의에 이르게 된다. 그 결과 코타바토시티(Cotabato City)를 중심으로 술루 군도(Sulu), 타위타위(Tawi-Tawi), 마긴다나오(Maguindanao). 라나오델수르(Lanao del Sur) 지역이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가 되었다. ARMM이 출범하였으니 민다나오 지역에도 평화와 경제적 자립이 오리라는 기대감은 매우 컸다. 


하지만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의 운영은 쉽지 않았다.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지도자가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의 주지사로 선출되었지만, 상황은 모로족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갔다.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전통적 지도층 계급은 중앙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에 급급했고, 생활 안정보다 주도권 싸움에 집중했다. 지도층 계급의 부정부패가 만연했으니, 평화의 길은 멀기만 했다. 게다가 모든 모로족이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의 설립을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으로서는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이 주도권을 가진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의 운영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은 보다 완전한 자치권을 주장하며 무장투쟁을 계속할 것을 선언했다. 



▲ 모하메드 부족(Mohammedan tribe)의 모로족 여성들에 대한 1898년 사진 (사진 출처 : B.F. Johnson Publishing Co. Richmond )



▲ 모로족이 사용하던 보트(A MORO BOAT - A Bajau lepa houseboat)



▲ 잠보앙가(Zamboanga)모로족의 집(MORO HOUSES, MINDANAO - 1915)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Family Income and Expenditure Survey (FIES)

https://psa.gov.ph/content/family-income-and-expenditure-survey-fies-0

· Bangsamoro Autonomous Region in Muslim Mindanao

https://bangsamoro.gov.ph/

https://www.facebook.com/thebangsamorogovt/

· Muslim Population in Mindanao (based on POPCEN 2015)

http://rssoarmm.psa.gov.ph/release/54739/factsheet/muslim-population-in-mindanao-%28based-on-popcen-2015%29






[필리핀 민다나오] 평화로의 첫걸음,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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