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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이해하기/필리핀 역사•정치

필리핀 역사: 마닐라 마카티 시티(MAKATI CITY) 지명의 유래와 레가스피 총독

by 필인러브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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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시티

 

 

스페인 정복자들이 마닐라를 스페인 동인도 점령지의 수도로 만들었던 때, 그러니까 1571년의 일이다. 초대 총독이었던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Miguel Lopez de Legazpi)가 인트라무로스에서 파식강 아래 마카티 시티(MAKATI CITY) 쪽으로 행차를 한 바 있다고 한다. 물론 그때는 인트라무로스의 성벽이 쌓이기 전이었겠지만, 인트라무로스가 곧 마닐라 그 자체이며 인트라무로스 바깥에 사는 사람들은 계층이 낮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이야 마카티 시티가 필리핀 최고의 상업 중심지이지만 그때만 해도 물이 많은 습지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니 스페인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서 식민지 총독(Governor-General)이 되어 필리핀을 통치했던 레가스피가 마카티 지역을 방문했을 때 어떤 인상을 받았을지는 뻔한 노릇이었다.

 

자신이 통치하게 될 낯선 지역을 방문한 레가스피 총독은 동네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선뜻 들려오지 않았다. 레가스피 총독이 필리핀 제도는 에스파냐의 식민지가 되었다고 선언한 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기라 마카티에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존재하기란 어려웠을 터였다. 그러나 높은 나리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 누군가 "Makati, kumakati na(썰물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총독의 질문을 파식강(Pasig River)의 상태를 묻는 것으로 오해하여서 한 대답이었다.

 

잘못된 대답이었기는 하지만, 그 후 사람들은 이 지역의 이름을 마카티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필리핀 루손섬 남부 알바이 주(province of Albay)의 수도인 레가스피(Legazpi City)가 레가스피 총독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하는 것까지는 필리핀에서 아주 흔한 일이지만, 레가스피 총독이 마카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벌어진 의사소통의 문제로 마카티의 지명이 지어졌다니 살짝 희극적이기까지 하다.

 

마닐라 파식강 Pasig River
말리 보이는 고층빌딩 숲이 바로 마카티 시티(City of Makati)이다.

 

필리핀 역사: 마닐라 마카티 시티(MAKATI CITY) 지명의 유래와 레가스피 총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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