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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음식•맛집110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옹핀거리 최고의 맛집, 프레지던트 그랜드 팰리스(President Grand Palace) 마닐라 비논도 지역에는 오래된 맛집이 아주 많기로 유명하지만, 누군가 마닐라 여행을 와서 차이나타운 맛집이 어딘지 물어왔을 때 굳이 꼭 방문해보시라는 안내는 하지 않는다. 동베이 덤플링(Dong Bei Dumplings)는 만두가 맛있고, 뉴토호푸드센터(New Toho Food Center)는 1888년부터 장사를 해온 집이라 역사가 숨 쉬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곳들을 추천하지 않는 것은 초행길이라면 찾기가 어려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좁고 좁은 골목을 뒤져 식당에 가도 냉방 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서 맛을 느끼기보다 덥다고 느끼기 일쑤이기도 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동베이 덤플링의 만두가 엄청나게 획기적으로 맛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다면.. 2020. 3. 6.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22페소의 행복, 상하이 프라이드 시오파오(Shanghai Fried Siopao) 필리핀에서 22페소(약 500원)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수박도 먹고, 지프니도 타고, 신문도 읽고, 고마운 이에게 팁도 주고 이런저런 일을 할 수 있겠지만, 혹 차이나타운의 옹핀거리에 있다면 시오파오를 사서 먹는 것이 어떨까 싶다. 옹핀거리의 '상하이 프라이드 시오파오(Shanghai Fried Siopao)'에 가서 방금 구운 따뜻한 시오파오를 사는 것이다. 시오파오(Siopao)는 1920년대 중국 남부의 광둥성에서 온 중국인 이민자들이 만든 찐빵이다. 화교들이 고향에서 먹던 차시우바우(Cha siu bao)를 조금 변형하여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둥글납작한 작은 빵(hot bun)은 "먹기 편한 데다가 맛도 좋고, 가격마저 저렴한 음식"으로 필리핀 사람들에게 퍼지게 되었다. 간식으로 혹은 한.. 2020. 3. 5.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1940년에 문을 연 식당, 추안키 차이니즈 패스트 푸드(Chuan Kee Chinese Fast Food) 컴퓨터나 옷은 새것을 좋아하지만, 그 외는 대체로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 어린아이보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좋아하고, 신곡보다는 50년 전에 유행했다는 노래를 좋아한다. 식당도 방금 문을 연 반짝반짝한 곳보다는 옛 맛을 고집하는 노포 식당을 선호한다. 새로운 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가장 오래된 식당이나 빵집이 어딘지부터 찾아볼 정도이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되었다고 해서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름의 작은 역사가 있는 곳, 한 가지 일을 계속할만한 열정이 있는 누군가 소복소복 쌓아온 삶의 이야기가 있는 곳을 좋아한다. 마닐라에서 오래된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비논도(Binondo)의 뉴 토호 푸드센터(New Toho Food Center)가 1등이다. 이 집은 명성황후가 재위했을 때, 그러니까 1866년에 문을 열.. 2020. 3. 4.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손만두로 유명한 집, 동베이 덤플링(Dong Bei Dumplings) 마닐라 차이나타운에서 맛집으로 유명해진다고 해서 모두 가게를 확장하고, 체인점을 내는 것은 아니다. 비논도(Binondo) 유챙코 거리 끝자락에 있는 동베이 덤플링(Dong Bei Dumplings)만 봐도 그렇다. 필리핀 사람들이 차이나타운의 맛집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하는 곳이 바로 이 집이다. 그래서 그 정도로 유명하면 돈을 잔뜩 쓸어 담아서 이미 어디 근사한 곳에 건물을 세웠을 것 같은데 언제 가도 늘 똑같은 허름한 모습으로 좁은 가게 안에서 만두를 빚고 있다. 차이나타운의 유명한 식당 대부분이 골목길 안에 꼭꼭 숨어 있기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 가게는 매우 찾기 어려운 골목길 안에 자리 잡고 있다. 그뿐인가. 간판마저 눈에 띄지 않는다. 눈썰미 나쁜 사람은 가게 앞까지.. 2020. 3. 4.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치노이(화교)에게 유명한 맛집, 우노 씨푸드 레스토랑(UNO Seafood Restaurant) 누군가 비논도 에스콜타 거리에 있는 중식당 하나를 숨겨진 맛집이라고 소개해주면서 마닐라 차이나타운 근처에 사는 치노이(Tsinoy) 부자 아주머니들이 가족 모임 때 즐겨 가는 곳이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빈틈없이 깐깐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이 필리핀 화교 아주머니들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쳉 아주머니만 봐도 그렇다. 이번 설날에도 티코이(Tikoy)를 한 포대나 사서 가게 단골들에게 선물하시기에 이렇게 나누어 주려면 티코이 값으로 돈을 꽤 쓰셨겠다고 했더니 동네에서 직접 티코이 만드는 집을 찾아내어 파격가에 구매하셨단다. 다른 때라면 물건을 얼마에 사는 것이 적당한지 꼼꼼하게 알려주시면서, 티코이만큼은 나에게도 하나 선물한 터라 가격을 말하기가 난처한 모양이었다. 눈치로 짐작건대 시중의 절반 가격에 사신 모.. 2020. 3. 3.
[필리핀 마닐라 만달루용] 에그누들 마미(Mami) 맛집 - 찰리 완톤 스페셜(Charlie Wanton Special) 반죽에 달걀을 넣어 만든 에그누들(egg noodle)과 소고기, 마늘, 양파, 양배추, 삶은 계란 등을 준비한다. 소고기가 없다면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써도 되고, 계란이나 양배추는 없다면 생략해도 되지만 에그누들만큼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한국의 잔치국수처럼 조리 방법은 간단하지만, 맛 내기란 쉽지 않다. 일단 소고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오래 끓여서 국물을 낸다. 그리고 양파 등 채소와 함께 에그누들을 넣고 익힌다. 삶은 계란이니 완톤 덤플링(wonton dumpling), 파 등을 고명으로 올리면 조리가 끝난다. 은근히 매력적인 이 음식의 이름은 마미(Mami soup)이다. 필리핀 음식 중에 마미(Mami)라는 이름의 국수가 있다. 지금이야 필리핀 어딜 가도 파는 음식 중 하나이지만, 알고 보면 이.. 2020. 3. 1.
[필리핀 마닐라] 마이크 스틸키의 책 그림과 함께 하는 커피전문점, 커피 프로젝트 블랙(Coffee Project Black) 나처럼 온종일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중독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카페인 중독자가 커피 마시기를 중단하면 두통이나 피로, 졸음, 산만함, 우울증과 같은 금단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주변 사람들이 질려 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면서도 아직 금단 증상에 시달린 적이 없는데, 특이한 신체를 가졌거나 카페인에 내성이 생겨서는 아니고 몸에 커피 공급을 중단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핸드 드리퍼를 사다가 집에서 내려 먹는데, 250g씩 파는 원두가 성에 차지 않아서 1kg씩 사다 놓는다. 그러니까 집에 쌀이 떨어지는 일은 있어도 커피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우물물을 길어 써야 하는 시골 산속에 살면서도 나무 장작으로 물을 끓여서 커피를 내려 마시고는 했.. 2020. 2. 29.
[필리핀 마닐라] 별 다섯 개! 필리핀 최고의 레스토랑 - 카사 로세스(Casa Roces) 돌이켜보면 어린이였을 때 나는 세상에 대해 오해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되면 뭔가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 같았지만, 나이를 먹는다고 즐거운 일이 가득하진 않으니 하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게 있어 어른이 되어서 좋았던 일은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잔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 정도였다. 요즘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그리고 슬그머니 잔소리를 듣지 않음을 좋아하는 마음과 아쉬워하는 마음의 무게를 비교해보기도 한다. 서로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고 결혼하였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사이가 꽤 좋은 편이셨다. 젖먹이 손녀딸의 보호자가 되면서 부부싸움이란 것을 시작하셨는데, 표면적인 승자는 늘 할아버지였다. 무조건 아이 편인 할아버지와 가정 교육을 중요하게.. 2020. 2. 28.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칸시 불랄로(Kansi Bulalo)맛집 - 팻팻 칸시(Pat Pat's Kansi) 하늘이 두 가지 색을 한꺼번에 품고 있는 오후였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파란 하늘이,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잿빛 하늘이 보였다. 바람 끝으로 더운 기운이 감도는 이런 날씨가 여러 날 계속되면 문득 여름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잠깐 자전거를 탔을 뿐인데 꽤 더워서 사거리 신호등 옆에 서 있다가 이내 자리를 뜬 것은 두리안 냄새 때문이었다. 과일 좌판 위에 놓인 두리안은 고작 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거리를 가득 두리안 냄새로 채우고 있었다. 두리안 냄새를 피해 딱히 목적지도 없이 거리를 어슬렁대다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하지만 '고작' 점심 메뉴를 결정하는 일도 쉽지 않았으니,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나마 모퉁이 일식당이 마음에 들지만, 주인이 일본 사람이었다. 아직도.. 2020. 2. 26.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우육면 파는 대만 음식점 - 팻푹키친(Fat Fook Kitchen) 한가한 일요일 오후, 모처럼 무언가 맛있는 것이 먹고 싶었던 나는 마카티에 있는 대만음식점에 가서 우육면을 먹기로 했다. 글로리에타 쇼핑몰에 있는 팻푹키친(Fat Fook Kitchen)에서 우육면을 파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난 것이다. 마카티 그린벨트 쪽에 갈 때마다 들러서 밀크티를 사 먹는 곳이지만 식사를 해본 적은 없으니 밥도 밀크티만큼 괜찮은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만에는 베트남만큼이나 맛집이 많아서 온종일 먹고 싶은 것이 잔뜩이지만, 그중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내 선택은 단연 우육면이 될 터였다. 소고기를 오랫동안 끓여 만드는 대만의 우육탕 그 특유의 맛이란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인가! 내게 우육면은 대만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마닐라에 살면서 우육면을 먹기란.. 2020. 2. 25.